(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제기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 2차 변론기일이 4일 열렸다.
하지만 소송 청구 이유와 손해배상 범위가 재차 불명확하다는 지적하에 별다른 공방 없이 마무리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정용신 부장판사)는 이날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법인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2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국민연금 측의 소송 청구 원인과 손해배상액 범위가 불명확한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국민연금이 정부의 부당 개입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과 관련해서 청구 원인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손해배상액 범위와 관련한 입증 계획은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측은 "메이슨 중재 사건에서 쌍방이 손해배상액 산정과 관련해서 전문가 의견이 다수 제출됐다"며 "지금 와서 감정을 다시 실시하는 것보다는 그 당시에 제출됐던 전문가 의견을 일단 제출하고, 그것에 근거해서 입증하고자 한다"고 해명했다.
삼성 측과 문 전 장관, 홍 전 본부장 측은 우선 국민연금이 소송 청구 원인을 명확하게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회장 등 삼성 측은 "국민연금 측에서 소송 청구 원인을 정리하거나 증거를 제시하는 적정한 기한을 정해주실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문 전 장관 측도 "무한정 기회를 주기보다, 기한을 정해서 국민연금 측에서 청구 원인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이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고는 주장도 재차 나왔다.
홍 전 본부장 측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라는 것은 가해 행위가 없었더라면 있었을 상태와 가해 행위가 있음으로써 발생한 상태 사이를 비교해서 그것이 손해가 될 때 불법 행위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홍 전 본부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찬성한 것이 가해 행위라고 한다면 찬성하지 않았을 상태는 합병이 무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면 합병이 무산됐을 때 국민연금의 재산 상태와 합병이 성사됐을 때 국민연금의 재산 상태를 비교해야 하는데,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 합병이 무산됐다면 국민연금은 오히려 훨씬 더 큰 손해를 봤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손해를 국민연금이 입었다고 할 수 없다는 게 저희 주장"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측이 말하는 '적정 비율에 의한 합병'이라는 게 있을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적정한 합병 비율이라는 것은 자본시장법에 의한 것인데 자본시장법에 의하지 않은 다른 비율에 의한 합병이 가능했겠냐"며 "이러한 점에서도 국민연금의 소송 청구는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해가 발생했을 가능성 자체에 대해 먼저 국민연금이 정확하게 주장해야만, 그다음 손해 액수를 가리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국민연금 측에 피해자와 가해자의 지위가 중첩되는 부분과 손해배상액 범위와 관련한 주장을 정리할 것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오는 9월 10일 변론을 한 차례 더 속행하고 양측 주장을 다시 듣기로 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2024년 9월 중앙지법에 이 회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26일 제일모직 1주와 삼성물산 3주를 맞바꾸는 합병을 결의했고, 그해 7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가결됐다.
당시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한 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은 합병에 찬성했다.
그러나 특검 수사에서 합병 비율을 삼성 일가에 유리하도록 책정했고, 국민연금이 정권 외압으로 손해가 예상되는 합병에 찬성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hrsong@yna.co.kr
송하린
hrsong@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