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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내는 금융 유관기관장 인선 시계…'民 전성시대' 여나

26.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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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철 전 KB국민카드 사장

[KB국민카드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허동규 기자 = 금융당국 출신들이 관행처럼 가던 금융 유관기관장 자리에 '민간 출신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출신들이 화재보험협회 이사장에 이어 여신금융협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올 하반기에도 이러한 바람이 이어질지 관심이 주목된다.

여신금융협회는 4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과반수의 득표를 얻은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자로 단독 추천했다.

여신협회는 오는 16일 171개 회원사 대상으로 서면 결의 방식으로 총회를 열고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후보자가 총회에서 임기 3년의 제14대 여신협회장으로 선임될 경우 지난 2010년 협회장직이 상근직으로 전환된 이후 김덕수 전 KB국민카드 대표에 이어 두 번째 민간 출신 협회장이 된다.

이는 여신협회장 공모를 앞두고 청와대로부터 "관료는 지원조차 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료 출신 배제 분위기가 확산한 데 따른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1961년생인 이 후보자는 제주제일고, 고려대 법학과, 미국 툴레인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이후 KB국민은행에서 뉴욕지점장, 전략기획부장, KB금융지주 전략 담당 상무, KB생명보험 부사장, KB국민카드 사장, KB금융 부회장 등을 지내며 금융업권 전반에서 경영 경험을 쌓았다.

그는 지난 2018년부터 약 4년간 KB국민카드를 이끌면서는 순이익 성장을 견인하며 대표 연임에 이어 지주 부회장으로까지 승진한 금융·경영 전문가다.

차기 여신협회장 선출과 함께 그동안 멈췄던 금융 유관기관장 '인선 시계'도 돌아가고 있다.

지난 4월 보험연구원장에 김헌수 전 순천향대 교수가 선임된 데 이어 지난달 화보협회는 김기환 전 KB손해보험 대표를 차기 이사장 최종 후보로 내정했다. 화보협회는 화재 안전과 위험관리 전문기관이라는 업무 특성상 손해보험업계와 관련이 있어 통상 감독당국 출신 인사가 이사장을 맡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민간 출신에 손을 들어줬다. 김기환 전 사장은 서울 우신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KB금융지주 홍보부장과 리스크관리총괄 상무·전무를 거쳐 재무총괄(CFO)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지난 2021년부터는 KB손보 대표를 3년간 지냈다.

그는 전통 금융업과 리스크 관리 분야에 강점을 지닌 대표적인 '재무통'이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화보협회의 핵심 사업인 위험관리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화보협회가 다음 주 사원총회를 열어 최종 선임하면 오는 22일 김기환 전 대표는 공식 취임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화보협회 이사장과 여신협회장 모두 KB금융 출신들이 수장을 맡게 됐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여신협회장 인선 결과에 시선이 쏠렸다. 올 하반기 줄줄이 대기 중인 다른 금융 유관기관장 인사의 '풍향계'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작년 11월 임기가 끝났으며,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의 임기는 각각 오는 12월 1일과 8일, 22일 종료된다.

금융 유관기관장 인선이 민간 출신 기류로 가닥을 잡으면서 관료 출신 배제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신용정보원장 인선의 경우 김미영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공윤위) 취업 심사 불발로 하반기로 넘어갔다. 신용정보원은 현재 차기 원장 선출을 위한 원장후보추천위원회(원추위) 구성 계획조차 잡지 못한 상태다.

보험개발원의 경우 원추위 구성을 위해 위원들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차기 원장 선임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업권마다 해결해야 할 현안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시장 생리를 잘 알고 실질적인 규제 완화와 신사업 드라이브를 이끌 수 있는 실무형 민간 전문가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다만, 금융권 협회의 경우 현안 해결을 위해 당국과의 소통이 중요한 만큼 관 출신을 여전히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기환 전 KB손보 대표

[KB손해보험 제공]

yglee2@yna.co.kr

dghur@yna.co.kr

허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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