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서울 외환시장이 오는 7월 6일부터 주 5일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됩니다. 거래시간 연장은 단순한 운영시간 확대를 넘어 환율 결정 구조와 시장 관행, 글로벌 투자자의 원화 접근 방식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합인포맥스는 본 거래 개시를 앞두고 매주 금요일 '24시간 환시' 시리즈를 통해 달라질 시장의 모습과 남은 과제를 차례로 점검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신윤우 기자 = 한 달 뒤 달러-원 시장이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된다.
그동안 서울 외환시장은 오후 3시30분 서울 종가와 새벽 2시 뉴욕장 종가가 공존하는 구조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서울 종가를 공식 기준가격으로 활용하면서도 글로벌 흐름을 반영하는 뉴욕장 종가 역시 중요하게 여겨왔다.
하지만 오는 7월 6일부터 달러-원 시장이 주 5일 24시간 체제로 전환되면서 종가와 마감의 의미 자체가 달라지게 된다.
5일 외환당국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거래시간은 이달 29일 시범 거래를 시작으로 현재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에서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오전 6시까지 120시간 이어지는 방식으로 확대된다.
뉴욕 서머타임(Daylight Saving Time) 이외 기간은 월요일 오전 7시부터 토요일 오전 7시까지 운영된다.
앞서 2024년 7월 거래시간 연장 이전에는 서울외환시장은 오후 3시30분에 마감된 후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17시간 30분 동안 역내 현물환 거래가 중단됐다. 이후 거래시간이 새벽 2시까지 확대되면서 공백은 7시간으로 줄었고, 24시간 체계가 도입되면 이마저도 없어지게 된다.
◇ '정규장'도 '연장거래'도 아니다
시장 운영 방식이 바뀌면서 그동안 당연하게 사용해온 용어들도 재정비가 불가피해졌다.
외환당국 등 일각에서는 현행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 거래를 '정규장'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오후 3시30분 이후 거래를 '비정규장'으로 봐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어서다.
그렇다고 3시30분 이후 거래를 연장거래라고 부르는 것도 어색하다는 판단이다. 다른 조건이 적용되는 '시간 외 거래'와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소와 시간에 따라 '서울장', '런던장', '뉴욕장' 등으로 지칭하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동안 서울 외환시장은 오후 3시30분 이후에도 런던과 뉴욕 시간대 거래가 가능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서울 마감 가격을 하루의 공식 종가로 인식해왔다. 이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환율이 움직이더라도 다음 날 서울장에서 다시 가격이 형성되는 구조였다.
앞으로는 런던과 뉴욕 참가자들이 현물환 시장에 직접 참여하면서 달러-원 거래가 글로벌 통화인 달러-엔, 유로-달러 거래처럼 사실상 하나의 연속된 시장으로 운영된다.
◇ 종가는 남지만 마감은 사라진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종가'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외시협)는 지난달 29일 총회에서 24시간 거래 체계 도입 이후에도 서울 오후 3시30분 종가 환율과 매매기준율(MAR)은 당분간 현행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외환당국 역시 통계와 보도자료 등에 현재의 서울 종가를 계속 활용할 계획이다.
대신 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가격 정보는 더욱 다양해진다.
24시간 체계에서는 오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를 기준으로 시가·고가·저가가 산출되며, 매시 정각의 시간가중평균환율(TWAP)도 제공될 예정이다.
또 외시협은 24시간 거래 환경에 맞춰 현재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30분 거래를 기준으로 산출하는 MAR을 장기적으로 TWAP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다만 시장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충분한 유예기간을 둔다는 방침이다.
외환당국에 따르면 MAR 시장은 폐지되는 방향이며 1년여의 유예기간을 둘 계획이다.
이같이 종가 개념이 희미해지는 변화지만 일부 외환시장 관계자는 오후 3시30분 종가가 대표성을 잃는 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스트레이드 거래소가 생겼지만 증권시장 종가가 여전히 오후 3시30분에 형성된 것처럼 기존 관행이 바뀌기 쉽지 않다는 인식에서다.
◇ 원화 국제화의 첫 시험대
시장 참가자들은 종가 자체보다도 가격이 형성되는 방식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는 서울장이 마감되면 환율 변동이 주로 역외 NDF 시장에서 반영됐다.
반면 24시간 체계에서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서울 현물환 시장에서 직접 거래하면서 런던과 뉴욕 시간대 움직임이 현물환 시장에 곧바로 반영된다.
이에 따라 서울장 종가는 유지되더라도 그 상징성은 점차 약해질 수 있는 셈이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지금도 금융 플랫폼들은 우리 시간 기준 새벽 6시를 하루 종가로 인식하기도 하고 NDF 종가도 그때쯤 나온다"며 "장기적으로 원화가 더 국제화되면 오후 3시30분 종가 개념 자체가 점점 의미가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서울장이 끝나도 시장은 계속 돌아간다.
24시간 외환시장은 단순히 거래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넘어 서울 외환시장의 시간 개념 자체를 바꾸는 실험이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환시장 제도개선 관련 금융기관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6.5.12 [재정경제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syyoon@yna.co.kr
ywshin@yna.co.kr
윤시윤
syyoon@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