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출이 절반 넘어도 수출 통계서 반영 안 돼
정부 수출 목표도 현지생산 제외
(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K푸드 수출 통계를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판매 대수' 방식처럼 해외 현지 공장 생산·판매까지 포함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K푸드+(농식품+농산업) 수출액은 33억5천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한 물량만 집계한 것이다.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중국·베트남·미국 등지에서 현지 생산·판매한 수조원대 매출은 반영되지 않는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 현대차[005380]는 '글로벌 판매'로 집계…K푸드는 '수출'만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공장 생산·수출 물량과 미국·인도·체코·슬로바키아 등 해외 공장 생산 물량을 합산한 '글로벌 판매 대수'를 핵심 경쟁력 지표로 발표한다. 이런 집계 방식이 자리 잡은 데는 현지화 전략의 역사가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5년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가동하며 현지생산 시대를 열었다. 이후 2007년 체코 공장, 2010년 기아 조지아 공장에 이어 2024년에는 전기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조지아주에 준공하며 미국 내에서만 연간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갖췄다. 2024년에 현대자동차의 해외 판매 비중은 전체의 83%에 달했다.
국내 수출 물량만으로는 실제 글로벌 경쟁력을 가늠할 수 없게 된 것이다.
K푸드도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김치 등을 미국·중국·유럽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팔지만, 이 매출은 수출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CJ제일제당[097950]은 "해외 사업은 수출보다 해외 생산·판매 위주로 돌아서고 있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 CJ제일제당, 해외 매출 절반이 '현지생산'…미국서만 4조9천억원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지난해 식품 전체 매출은 11조5천221억원이며,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5조9천247억원으로 전체의 51%를 차지했다. 해외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권역별로는 미국 매출이 4조9천136억원으로 가장 크다. 중국은 2023년 7월 자회사 '지상쥐' 매각 이후 매출 규모가 줄어 2025년 1천850억원을 기록했다. 일본은 3천345억원, 기타 지역은 4천916억원이었다.
해외 매출은 2020년 4조1천297억원에서 2025년 5조9천247억원으로 5년간 43.5% 늘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현지생산·판매에서 발생한 것으로 수출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의 식품은 해외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현지생산 가속화…수출 목표 210억 달러'의 함정
오리온[271560]도 현지생산 확대가 수출 통계 왜곡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2024년 오리온의 해외법인 매출은 중국 1조2천701억원, 베트남 5천145억원 등 전체 매출(3조1천43억원)의 65%에 달했다. 초코파이·포카칩이 수억 명의 소비자에게 팔리지만 수출 통계상으로는 사실상 '0원'인 것이다. 현지생산이 늘수록 실제 글로벌 판매는 커지는데 수출 통계는 오히려 제자리거나 줄어드는 역설이 이미 현실화했다.
정부는 오는 2030년 K푸드+ 수출 목표를 210억 달러로 제시했다. 그러나 현행 집계 방식을 유지하는 한 현지생산이 늘수록 이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이는 착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농식품부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해외법인 현지 매출을 포함한 'K푸드 글로벌 총생산 통계'를 별도로 집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이를 포괄하는 공식 통계는 아직 없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관세와 물류비 절감, 현지 소비자 입맛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해외 현지 공장 건설은 글로벌 식품기업의 필연적 선택"이라며 "현지생산이 늘수록 수출 통계는 실제 K푸드의 글로벌 위상을 더 크게 과소평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출처: CJ제일제당]
msbyun@yna.co.kr
변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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