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일본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 이른바 '고래'의 매수세 유입에도 불구하고 금리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당국의 재정 악화 가능성이 겹친 상황으로, 지난 5월의 금리 급등세가 재현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4일 일본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 지표물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한때 2.67%까지 상승했다. 지난 2일 전 거래일 대비 0.1%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2.565%를 기록했던 낙폭을 이틀 만에 대부분 되돌렸다.
지난 2일 일본 국채금리가 급락한 배경에는 낙찰 주체를 알 수 없는 이른바 '불명옥(不明玉)'의 급증이 있었다. 재무성이 당일 실시한 10년물 국채 입찰에서 불명옥 물량은 1조9천449억 엔으로 최근 1년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반 투자자가 증권사를 경유해 입찰에 참여하는 것과 달리,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 등 거대 기관투자가들은 직접 입찰에 나선다. 시장에서는 이들을 '고래'라 부른다. 고래의 행보는 시장 파급력이 커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불명옥'의 규모를 통해 이들의 동향을 추적한다.
한 국내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2일에는 대규모 미확인 물량에 투자자들이 반응하면서 숏커버링을 촉발했고, 이것이 금리 급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 환경이 당분간은 개선되기 어렵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골드만삭스증권의 니시하라 유 채권 트레이딩 총괄은 "5월과 유사한 금리 상승 요인이 다시 부각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5월 일본 장기금리는 연휴 직후 입찰 일정 밀집에 따른 공급 과잉과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의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 편성 움직임에 따른 재정 악화 우려로 29년 반 만의 최고치인 2.8%까지 치솟은 바 있다. 당시 유가 상승으로 인한 글로벌 채권 매도세도 상방 압력을 가했다.
문제는 이달 23일부터 7월 초순까지 주요 만기별 국채 입찰이 다시 밀집해 있다는 점이다. 특히 7월에는 다카이치 정권의 첫 '경제재정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호네부토 방침)'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재정 건전성 우려가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이션의 자극제인 국제유가 역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이 6월 금융정책결정회의 이후 금리 인상을 얼마나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 3일 강연에서 10년물 기대인플레이션율(브레이크이븐인플레이션율·BEI)의 상승이 최근 장기금리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구조를 설명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대응(금리 인상)에 실기할 경우 금리의 추가 오버슈팅을 초래할 수 있다는 당국의 경계감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주요 기관들은 금리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있다.
다이와증권 금융시장조사부는 최근 2026년도 말 장기금리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8%로 올렸다. 올여름 이후 가격 인상 기조가 안착하며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이에 따라 BOJ가 연내 세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반영해서다.
다이와 증권의 오타니 슌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물가 상승세에 맞춰 BOJ가 적기에 금리를 올리지 못한다면, 장기금리가 3%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화면 번호 6533)]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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