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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의 뷰포인트] 케빈 워시의 첫 등판

2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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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16~17일 개최 예정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준 의장으로서 그의 능력과 자질을 확인할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시 의장 앞에는 여러 가지 난관이 있다.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 할 과제는 인플레이션의 전방위적 확산과 이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이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종료 국면에 진입했으나, 막판 협상의 진통으로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며 물가 압력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있어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3개월 이동평균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월 연율 7.3%까지 치솟았으며, 근원 물가 역시 3.2%로 연준 목표치(2.0%)를 웃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도입과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매크로 환경 변화가 겹치며 물가 상방 압력이 한층 짙어졌다. 채권 시장은 이러한 고물가 리스크를 반영해 장기 국채 금리에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연준의 수장이 바뀔 때마다 금융시장은 이른바 '신임 의장 징크스'로 불리는 탐색전을 거쳤다. 1987년 앨런 그린스펀 의장 취임 직후 긴축 경계감 속에 발생한 '블랙 먼데이', 2006년 벤 버냉키 취임 초기의 소통 미숙으로 인한 글로벌 증시 급락, 2018년 제롬 파월의 매파적 발언이 촉발한 연말 증시 폭락 등이 대표적이다. 통계적으로 신임 의장 취임 후 첫 3~6개월간 시장 변동성이 평소보다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는 새로운 의장의 통화정책 성향과 인플레이션 파이팅 의지를 시험하려는 시장의 '연준 길들이기'가 작동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워시 의장도 이러한 시험대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들썩인 것 역시 고물가 압력에 더해 연준 신임 의장의 정책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통과의례 과정일 수 있다.

문제는 케빈 워시 신임 의장의 개인적 자산이 이런 위험을 제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가라는 점이다.

역대 연준 의장들과 비교해 젊은 나이와 상대적으로 짧은 금융 경력, 무엇보다 경제학 박사들이 장악한 연준 이사회 내에서 '비(非)학자 출신'이라는 점은 그의 리더십에 약점으로 작용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은 그를 연준의장으로 이끌게 했지만, 역으로 연준 내부 인사들에겐 반발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은 그가 해결해야 할 난제 중 하나다.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수호하겠다는 명분 아래 거물급 내부 인사들은 워시의 취임 전부터 '원격 저격'에 나섰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워시 의장의 핵심 공약인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QT) 계획에 이견을 제기했고,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 추이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미 지난 4월 FOMC에서 일부 위원들이 성명서에 있던 '완화 편향' 문구 삭제를 주장했던 만큼, 연준 내부의 정책 기조는 점차 매파(긴축 선호)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기류다.

트럼프의 노골적인 금리 인하 요구와 매파로 돌아선 연준 내부의 긴축 압박 사이에서 경력이 짧은 신임 의장이 고도의 정치적·경제적 조율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워시 의장이 매파적 성향이 짙어진 FOMC 위원들에 밀려 금리 인상을 수용한다면 대통령에 대한 배신이 되고, 반대로 행정부의 요구에 맞춰 인하를 강행하다가 위원들의 무더기 반대표(Dissent)에 직면한다면 취임 첫 회의부터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게 된다.

워시 의장은 취임 후 첫 회의라는 점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탐색전 모드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기자회견 단상에 설 워시 의장의 '스탠스'와 입에서 나올 발언의 수위가 될 것이다. 시장은 그가 어떤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구사할 것인지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순응하는 '비둘기파(통화완화)' 본색을 드러낼지, 아니면 연준 내부의 반발과 인플레이션 현실을 인정하고 '매파(통화긴축)'적 타협안을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제경제부 선임기자)

jang73@yna.co.kr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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