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간밤 뉴욕 증시에서 나타난 반도체주 투매 움직임을 두고 과열 이후 나타난 일시적 숨 고르기인지 아니면 업계의 이익 전망이 재평가되기 시작한 신호로 봐야 할지 등 해석이 분분하다.
4일(현지시간) CNBC는 미국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NAS:AVGO)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매출 가이던스도 상향되지 않으면서 그 여파로 장 전 거래에서 주가가 15% 급락했다고 전했다.
실망감이 다른 반도체 종목으로 번지면서 마이크론(7.74%↓)과 ARM홀딩스(4.47%↓), 샌디스크(3.92%↓), AMD(3.56%↓), 퀄컴(2.62%↓), 인텔(0.83%↓) 등도 모두 이날 약세로 거래를 마쳤다.
매체는 이번 매도가 일시적 조정에 그친다는 몇 가지 흐름을 보였다고 짚었다.
우선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1.94%↑)가 강세 마감했다. 인공지능(AI)에 투자하고 있는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기업)들도 모두 이날 상승 마감하며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평가다.
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주식들이 주로 역대급 수준으로 오른 종목들이었다는 점에서 차익실현성 매물이 쏟아졌다는 추측도 나온다.
장기추세선인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위에서 거래되던 S&P500 기술주 20개 가운데 19개가 하락했는데, 이는 트레이더들이 펀더멘털을 따지기보다 가장 많이 오른 종목들에서 이익실현에 나섰다는 증거라고 CNBC는 해석했다.
매체는 "가장 큰 매도 압력을 받은 종목군에는 델과 HP엔터프라이즈 같은 비반도체 종목도 포함됐다"며 "달리 말하자면 이들 종목 상당수는 애초 조정을 받을 시점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BTIG의 조너선 크린스키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몇 주째 역사적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며 "현재 주가와 50일·200일 이동평균선과의 괴리율이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그는 "25년 만에 처음 보는 극단적 신호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린스키 분석에 따르면 2일 종가 기준 S&P500 정보기술(IT) 지수의 상대강도지수(RSI)는 82를 기록했고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28%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RSI가 70을 넘으면 주가가 매우 빠르게 올라 조정받을 가능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크린스키는 "이런 국면은 1990년 이후 단 10번만 있었다"며 "이번 주가 지금 이 시점에 끝난다고 해도 S&P500 기술섹터는 역사상 최고 10주 상승률인 44.6%를 기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트루이스트 웰스의 키스 러너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수석 시장전략가는 "강한 상승세 이후 매도세가 나오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라며 "시장이 한 차례 쉬어갈 시점"이라고 말했다.
러너는 "강세장은 여전히 더 지켜볼 여지가 있지만 시장은 보통 두 걸음 전진한 뒤 한 걸음 물러선다"며 "지금까지는 세 걸음 전진한 셈이니 적어도 작은 폭의 되돌림이나 한동안의 박스권 흐름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선 우려의 시선이 여전하다.
키뱅크 캐피털마켓의 존 빈 애널리스트는 브로드컴과 다른 반도체 종목들에 대한 매도 압력이 커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빈은 "반도체 종목은 모두 매우 강한 상승세를 보여왔다"며 특히 AI 부문에서의 잇단 실적 전망 상향을 언급했다.
그는 "브로드컴의 주가 반전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시장 기대가 이미 매우 높아졌음을 보여준다"며 "브로드컴이 최대 고객인 구글 내에서 일정 부분 점유율 하락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밤 뉴욕 증시에서 브로드컴 주가는 전일 대비 12.59% 급락한 주당 418.91달러로 정규장을 마쳤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mjlee@yna.co.kr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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