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외환보유액 중에서 기존 달러나 유로처럼 개별 분류되지 않는 '기타 통화(Other currencies)' 비중이 급증하며 엔화와 파운드화를 넘어서는 거대한 축으로 부상했다.
이 카테고리를 이끄는 핵심 주역으로 싱가포르 달러가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원화도 일정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4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의 거시경제 전문 블로그 알파빌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화 구성(COFER) 데이터에서 '기타 통화'의 비중은 전 세계 외환보유액(총 13조1천억 달러)의 6.1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는 8천50억 달러(약 1천240조 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기타 통화' 바스켓은 개별적으로 분류하기엔 규모가 작아 통상 한데 묶여 처리되던 통화들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중앙은행들이 자산 다변화에 속도를 내면서 그 규모가 폭발적으로 불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기타 통화 비중은 지난 2024년 파운드화를 추월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일본 엔화마저 제치고 미국 달러와 유로화에 이어 사실상 세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달러의 대항마로 꼽히던 중국 위안화 등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알파빌에 따르면, IMF는 각국 중앙은행이 보고한 데이터를 익명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기타 통화' 내에 어떤 통화가 얼마만큼 들어있는지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
스탠다드차타드(SC) 등 일각에서는 신용도가 높은 노르웨이 크로네를 유력 후보로 꼽았으나 노르웨이는 발행하는 국채 규모가 극히 적고 유동성이 낮아 전 세계 중앙은행의 막대한 자금을 수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반론이 있다고 알파빌은 지적했다.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 웰스파고는 IMF의 포트폴리오 투자 조사(CPIS) 데이터를 바탕으로 역추적한 결과, 싱가포르 달러(SGD)가 기타 통화 카테고리 내에서 단일 통화 기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기타통화 카테고리의 급증세를 주도한 통화라고 분석했다.
에릭 넬슨 웰스파고 글로벌 외환전략 책임자는 세계 중앙은행들이 싱가포르 달러를 보유한 이유로 ▲풍부한 국채 유동성 규모 ▲지속적인 가치 상승과 안정성 ▲그린 본드(녹색 채권) 모멘텀 등을 제시했다.
알파빌은 한국의 원화(KRW) 역시 이 카테고리 내에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웰스파고 분석가들은 현재 시점에서는 원화 비중이 싱가포르 달러보다는 다소 작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한국이 또 다른 승자일 수 있다고 알파빌은 분석했다.
이 외에 스웨덴 크로나와 노르웨이 크로네, 뉴질랜드 달러 등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분석됐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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