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채권시장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해외 투자한 금융기관의 경우, 기존 환헤지 계약의 롤오버시 추가로 비용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채권 매도 압력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은행 등이 보유한 달러 표시자산의 평가액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비중이 커지고, CET1 비율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날 달러-원 환율은 오후 1시36분 현재 전일보다 12.60원 오른 1,542.30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18일 종가(1,500.30원) 대비 약 40원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원화 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약 12% 내렸다.
환율 급등은 해외 투자 포지션을 통해 국내 채권시장으로 충격이 전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종전 해외 채권과 크레디트물, 부동산 등 자산에 투자한 펀드나 기관의 경우, 환헤지 포지션 때문에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 몰릴 수 있다.
통상 국내 기관은 해외자산 투자 시 FX 스와프를 통해 달러를 조달한다. 현물 달러를 매수하고 미래 시점에 달러를 매도하기로 하는 형태의 계약이다. 환율 변동 리스크를 정해진 기간 제거하고 스프레드만 부담하는 것이다.
문제는 FX스와프 계약을 롤오버할 경우다. FX스와프 계약의 만기는 1년 등으로 대부분의 투자한 자산의 만기보다 짧다.
일례로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이었던 당시 매도하기로 했는데, 1,500원이 될 경우 평가손실을 롤오버시 정산해야 한다. 환율이 지속해서 오를 경우 유동성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기관들은 우선 다른 수단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겠지만, 상황이 심해지면 채권 매도도 선택지로 고려될 수 있다.
결국 환율 상승이 헤지 비용과 자본비율을 동시에 자극하면서 채권 매도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환율이 계속 오르면서 상황이 심각해지는 것 같다"며 "해외 투자한 기관들의 환헤지 관련 비용도 많이 늘어나고, 유동성을 압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다만 "환헤지 관련 평가손과 이에 따른 정산 비용이 엄청난 수준은 아니다"며 "멀티에셋이나 고유자산으로 해외 투자했을 경우 유동성이 필요하면 원화 채권 매도를 고려하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환율 상승은 자본 비율을 통해서도 채권시장 유동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례로 은행이 외화 포지션을 보유한 경우, 달러-원 환율이 오르게 되면 RWA가 늘어나 CET1 비율을 누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채의 경우 위험 값이 안 잡히기 때문에 위험 값이 큰 여전채에 대한 매도 또는 취급 축소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환율이 오를 경우 파생 계약의 경로를 통해서도 담보 채권을 대용 증권으로 추가 납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분기 말이나 반기 말 등 비율을 맞춰야 하는 시점이 중요하다"며 "그 시점에 환율이 급등하면 일부 채권 매도가 나올 수 있지만,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연합인포맥스
hwroh3@yna.co.kr
노현우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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