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콜센터와 텔레마케팅 등 고객 서비스 아웃소싱 기업들을 다음 '인공지능(AI) 희생양'으로 낙점하고 주식과 채권 시장 전방위에서 대규모 공매도(숏베팅) 포지션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운용사들과 헤지펀드들은 단순 반복 업무와 인간의 노동 시간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생성형 AI 및 AI 에이전트의 급발전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고 숏베팅을 가속화하는 추세다.
가장 집중적인 공격을 받은 회사는 세계 최대 고객 서비스 기업인 프랑스 상장사 텔레퍼포먼스다.
마샬 웨이스와 포인트72, 시타델, 스퀘어포인트 등 월가의 거물급 헤지펀드들이 이 회사에 대거 하락 베팅을 했다.
이에 따라 연초 4% 수준이던 텔레퍼포먼스의 총 공매도 잔고 비중은 이번 달 17.2%까지 치솟았다.
텔레퍼포먼스 주가는 지난 1년간 약 25% 폭락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프랑스 증시의 간판 지수인 CAC 40에서 퇴출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헤지펀드들은 텔레퍼포먼스 주식뿐만 아니라 회사채에도 숏베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텔레퍼포먼스의 2030년 만기 5억 유로 규모 채권 발행 잔액 중 약 11%가 공매도된 상태이며, 2028년 만기 7억5천만 유로 채권 역시 7.8%의 공매도 잔고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메타와 에어비앤비 등을 고객사로 둔 대형 콜센터 기업 파운더버 그룹의 채권은 이미 사실상 부도 위기 영역으로 추락했다.
2024년 초만 해도 액면가 부근에서 거래되던 총 21억 달러 규모의 2029년 만기 채권 2종은 현재 달러당 50센트 선으로 반토막이 났다.
S&P 글로벌은 지난해 12월 중순 유동성 악화를 이유로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CCC'로 강등했다.
스웨덴 회사인 트랜스콤의 채권 역시 연초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고객 서비스·챗봇 관련 기업들도 'AI 루저' 카테고리에 묶여 난타당하고 있다.
헤지펀드들은 나스닥에 상장된 콜센터 기업 콘센트릭스의 전체 주식의 15.5%를 공매도 잔고로 보유 중이며 4월 말에는 공매도 비율이 29%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따라 콘센트릭스의 주가는 올해 30% 가량 추락했다.
TTEC 홀딩스도 올해 주가가 30% 넘게 폭락했으며 헤지펀드들의 공매도 비중은 11.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클레이즈의 에마뉘엘 코 유럽 주식 전략 책임자는 "AI가 기존 콜센터 업무를 훨씬 더 저렴한 비용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은 누구나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이들 기업이 시장에서 초토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인 콜센터 허브인 인도의 대형주들도 폭락을 피해 가지 못했다.
퍼스트소스 솔루션은 올해 시가총액의 20%가 증발했고, 힌두자 글로벌 솔루션은 11% 하락했다.
사면초가에 몰린 아웃소싱 기업들은 AI를 자사 시스템에 통합하며 방어전략을 펼치고 있다.
텔레퍼포먼스는 인간과 AI의 하이브리드 협업 툴인 'TP.ai FAB Connect'를 출시했고, 콘센트릭스는 자체 지원 도구인 'iX Hero'를 내놓았다.
이들 기업은 "시장이 잘못된 결론을 내리고 있다"며 "AI는 위협이 아니라 서비스를 고도화할 기회"라고 반박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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