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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해임 이후에도 남은 스타벅스 대표의 이름

2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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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스타벅스 매장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받게 되는 영수증. 결제 금액이나 적립 내역 정도를 훑어본 뒤 별 생각 없이 버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영수증 상단을 유심히 본 고객이라면 한 번쯤 고개를 갸웃했을지 모른다. 해임된 전 대표이사의 이름은 지난 5일 받아든 영수증 속에 그대로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마케팅 논란이 불거진 당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손정현 전 SCK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즉각 경질했다. 그룹이 꺼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망설임 없이 뽑아 들었다. 다만 후임 대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대표 자리가 공석인 탓에 영수증과 홈페이지 등에는 전임자의 이름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미 회사에서 해고된 사람이, 소비자가 손에 쥐는 영수증 안에서는 여전히 회사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적혀있는 묘한 장면이다.

애초에 영수증에는 왜 대표자 이름을 적는 걸까. 법적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대표자명은 단순 정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회사를 대표하는 얼굴,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떠올리게 되는 사람. 평소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던 작은 글씨가 논란 앞에서는 다르게 읽혔다.

스타벅스의 급박함도 함께 드러났다. 회사는 후임 인선을 차분히 논의하기 전에 대표 교체라는 결론부터 꺼내 들었다. 그만큼 책임지는 모습을 신속히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표 해임 이후에도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다.

대표 경질만으로 충분한가. 이번 논란은 왜 생겼고, 회사는 무엇을 되돌아봤으며, 앞으로 무엇이 달라지는가.

지난 달 26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두 번째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건 발생 바로 다음 날 첫 번째 사과문을 발표한 지 꼭 일주일 만이었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진상조사 결과도 내놨다.

발생 경위와 승인 절차의 철저한 조사 및 투명한 내용 공개, 전 계열사 마케팅 검수 재점검, 전 임직원 역사의식 교육을 약속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실망스러웠다. 마케팅 담당 직원들이 휴대폰 제출을 거부하면서 그룹은 이들의 고의성을 입증할 근거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코리아 커머스팀에서 제안된 이번 마케팅 행사는 팀장, 담당, 본부장, 대표이사의 결재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탱크데이', '책상에 탁!'과 같은 문구에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없었다. 4단계 결재 라인이 아무런 필터 역할을 하지 못했다.

행사 합의자 7명 중 일부는 해당 마케팅 디자인 시안이 담긴 메일의 첨부파일조차 열지 않고 관행적으로 승인했다. 마케팅의 즉시성을 우선시한 탓에 과거에 진행되던 법무팀 검증 프로세스도 진행되지 않았다.

대표의 이름은 교체될 수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는 이번 사태가 한 사람만의 판단 착오가 아니라 조직 전반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름 하나를 바꾸는 것과, 그 이름 뒤에 쌓인 관행을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른 무게를 갖는다. 언젠가 영수증 속 대표 이름이 바뀔 때 소비자들이 던진 질문들까지 같이 사라질 수 있을까.

한편 이와 관련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신임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는 기존 대표이사 명의가 유지되며, 사업자 등록 변경 등 대표이사 변경 절차가 완료된 이후 관련 정보가 반영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산업부 정수인 기자)

스타벅스 매장 결제 영수증

[촬영: 정수인 기자]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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