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낮게 나오지 않는 한 변동성 지속"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4% 넘게 급락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종목으로 묶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0% 이상 폭락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뉴욕증시 급락에 대해 기록적 랠리로 고평가 부담이 누적돼 조정 조짐을 보이던 증시에 5월 고용지표가 투매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카슨 그룹의 라이언 디트릭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번 급락장을 두고 "기술주·반도체주의 9주간 기록적 랠리 끝에 마침내 댐이 무너졌다"고 표현했다.
디트릭은 "예상보다 강한 고용 보고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판단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올해 가장 많이 오른 종목들을 중심으로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스돔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마이크 지그몬트는 "시장이 이미 과매수 상태였고 투자 심리가 과도하게 들떠 있었다"며 "5월 고용지표는 낙타의 등을 부러뜨린 마지막 지푸라기"였다고 묘사했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킷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매도 버튼에 손가락을 얹고 망설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두 달 동안 반도체 관련 주식을 보유했다면 장기 투자 목표 대비 비중이 과도하게 커졌을 것"이라며 "이제 수익을 실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중 반도체주 우려를 키운 브로드컴의 실적발표 여파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체이스 인베스트먼트 카운슬의 피터 투즈 회장은 이번 주가 급락을 브로드컴발(發) 충격의 연장선으로 보고 "실적은 좋았지만 가이던스가 기대에 못 미쳤다"며 "시장은 이런 약세가 다른 칩이나 연관 기업으로 번질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수 전문가들은 당장 다음 주 예정된 스페이스X 등 초대형 기업공개(IPO)가 증시에 추가 하방 압력을 가할지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킷은 "스페이스X IPO 청약 자금이 P&G 같은 방어주가 아니라 AI·반도체 등 기술주를 팔아 마련될 가능성이 커 무질서한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즈 회장은 "다음 주에 시작되는 대규모 IPO 일정이 시장에 추가적인 위험을 더하는 것에 대한 약간의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웰스파고의 권오성 수석 주식 전략가는 "이날 시장의 반응은 펀더멘털보다는 포지셔닝에 의해 더 많이 주도됐다"며 "이것이 반도체 강세장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낮게 나오지 않는 한 연준 회의 전까지 변동성은 이어질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BMO 프라이빗 웰스의 캐럴 슐라이프 수석 시장 전략가는 주식 매도세에 대해 "금리 영향도 일부 있겠지만 다가오는 신규 상장을 앞두고 투자 자금 일부를 대기시키며 관망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술주가 최근 3개월간 여전히 10%대 후반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약간의 숨 고르기는 정당하다"고 평가했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mjlee@yna.co.kr
이민재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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