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인포맥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이번 주(8~12일) 서울외환시장은 외국인 주식 순매도 흐름과 10일 발표될 미국의 5월 물가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
서울장 종가 기준 지난달 15일 1,500원을 넘은 달러-원 환율은 좀처럼 방향을 바꿀 생각이 없어 보인다.
지난 5일 야간거래에서는 미국의 강력한 고용 지표에 반응해 1,561.50원까지 치솟았다.
불과 한 달 전 저점과 비교하면 100원 넘게 올랐다.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점인 1,597.00원을 넘어 1998년 3월 외환위기 때 마지막으로 등장했던 1,600원 선까지 도전할 기세다.
최근 환율의 상방 쏠림을 초래한 것은 단연 외국인 주식 순매도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20거래일 연속으로 주식을 순매도하며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 합산 순매도 금액은 77조7천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코스피가 오른 것은 13거래일이고, 내린 것은 7거래일이다. 코스피 등락 여부와 무관하게 외국인의 리밸런싱·차익 실현 욕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은 여전히 작년 말(36%)보다 높은 40%다.
특히 지난주의 외국인 주식 순매도세가 강력했다. 미쓰비시UFJ은행에 따르면 지난 1~5일 아시아에서 167억달러의 기관 주식 자금이 순유출됐는데, 한국에서 빠져나간 금액이 전체의 72%인 120억달러를 차지했다. 2위 대만(24억달러), 3위 인도(18억달러)는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이다.
외환당국을 포함한 모든 시장 참여자가 외국인 주식 순매도세가 진정돼야 환율도 안정화할 것이라고 판단하지만, 순매도 행진을 멈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공통된 인식이 쏠림의 되먹임 고리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한국시간으로 10일 밤에 나올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분수령으로 꼽힌다.
지난 5일 발표된 미국 5월 비농업 고용자 수는 17만2천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며 컨센서스(+8만5천명)를 대폭 웃돌았다.
탄탄한 노동시장에 더해 CPI까지 시장 전망을 상회한다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며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이 예상하는 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5%, 전년 동월 대비 4.2%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0.3%, 2.9%다.
11일 밤에는 미국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발표된다. 컨센서스는 전월 대비 0.8% 상승이다.
줄줄이 나올 미국 물가 지표들이 연준의 긴축 근거를 추가 제공한다면 지난 5일께 두 달 만에 100을 넘은 달러인덱스(DXY)가 오름폭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1일 밤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개최한다. 현재 2.15%에서 2.40%로 25bp 인상이 점쳐진다. 유로존의 5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작년 7월부터 이어온 금리 동결 기조를 끝낼 가능성이 크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중동 전쟁은 원화 가치를 어느 쪽으로든 움직일 변수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개전 100일을 맞이한 가운데 양측의 종전 협상은 지지부진하고, 간헐적 무력 충돌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저 편안히 앉아서 지켜보라. 항상 그래왔듯, 결국에는 다 잘 풀릴 것"이라고 썼다. 며칠 전 이란이 협상을 원한다며 트루스소셜에 적었던 문구를 되풀이했다.
두 나라가 휴전을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합의에 도달한다면 위험선호 심리가 힘을 받으며 달러-원이 모처럼 아래로 향할 재료가 된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을 발표했던 4월 8일 달러-원은 33.60원 급락한 바 있다.
반대로 다시 사태가 '강 대 강'으로 전개된다면 원화 가치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오는 12일에는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인 750억달러를 조달하며 나스닥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1조8천억달러에 가까운 시가총액은 단기 변동성을 키울 만한 크기다. 또 상장 이후 스페이스X 주가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다면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후속 '메가 IPO'에 글로벌 자금이 더 몰릴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529.7원)보다 9.4원 오른 1539.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2026.6.5 jin90@yna.co.kr
외환당국은 연일 구두개입성 메시지를 내고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서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장의 방향성 베팅을 꺾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외환당국 역시 최근 환율의 절대적 수준뿐 아니라 쏠림 자체도 과도하다는 인식을 공유할 가능성이 크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대급 기업 실적에 코스피는 8,000포인트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환율은 1,55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좋은 일도, 어려운 일도 모두 우리가 아직 가보지 않은 낯선 과제들"이라고 썼다.
낯선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파격적 대응이 언제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외환당국이 2009년 3월 고점 경신을 용인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일본 외환당국이 지난 4월 말~5월 초 했던 것 같은 대규모 실개입이 나오지 않는 한 원화 약세 기대를 뒤집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주목할 일정으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오는 8일 정오에 '경제동향'을 발표한다. 재정경제부도 12일 '6월 최근 경제동향'을 내놓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9일 오전 국무회의, 10일 오전 확대거시재정금융간담회와 대외경제장관회의, 12일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다. 최근 외환시장에 대한 경제사령탑의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9일 2026년 1분기 국민소득 잠정치를 발표한다. 앞서 나온 속보치는 전 분기 대비 1.7% 성장이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제시할 한은 창립기념사도 관심을 끈다.
9일 밤에는 미국 ADP 고용 증감(4주 이동평균)이 발표된다. 11일 오전 한국 5월 실업률, 12일 낮 영국 4월 국내총생산(GDP) 지표도 예고돼 있다. 12일 밤에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및 기대인플레이션 잠정치가 나온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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