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뉘앙스일지, 미세조정 나올지" 관심 집중…"실개입 행동으로 보여줘야" 의견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 상단에서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은 전혀 없었습니다. 위가 열려 있었어요"
천정부지로 치솟는 환율에 외환딜러들이 쓴웃음을 지으며 한 얘기다.
8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연장거래 시간대인 지난 6일 오전 1시19분께 전장 대비 30원 가까이 급등한 1,561.50원까지 뛰었다. 지난 2009년 3월 6일 장중 고점(1,597.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그간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 부재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올해 들어 한국은행 총재도 바뀌고, 재정경제부 외자 라인도 바뀌었다"며 "결국 두 축이 한 팀으로 공조해 환율을 방어해야 하는데 너무 시장에 맡기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는 특정 레벨에서 당국이 은행들의 달러 매수세를 확인하고, 경고하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그러나 올해는 그런 모습을 한동안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B은행의 한 딜러도 "작년에는 누가 봐도 티가 날 정도로 막는 느낌이 있었다"며 "달러를 막 사다가도, 특정 지점에서는 '경계감이 있다'는 판단에 롱을 밀어붙이기 어려울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최근에는 그런 느낌이 없다"며 "요새 달러 사도 당국이 전화 안 하더라, 이런 분위기에 매수세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원화는 중동 불안과 미국 고용 서프라이즈에 따른 달러 강세와 더불어 외국인 주식자금 이탈이 지속되면서 약세 압력이 확대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7일부터 이달 5일까지 20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도했다. 해당 기간 외국인 순매도액만 70조원 규모에 달한다.
외국인 주식 매도에 따른 커스터디성 달러 매수와 역외 롱플레이가 겹치면, 숏포지션을 잡았던 참가자들은 손절성 숏커버에 몰릴 수 있다.
상대적으로 커스터디 플로우를 파악하기 어려운 일부 로컬은행 입장에서는 환율 급등 국면에서 뒤늦게 매수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일본와 우리나라 외환당국을 비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달러-엔 환율은 '160엔선'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비교적 뚜렷하다. 160엔선을 웃도는 레벨에서는 실제 개입 추정 물량이 출회돼 달러-엔이 153~155엔대까지 급락하는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엔화 트레이더들은 달러-엔이 160엔에 가까워질수록 롱포지션을 공격적으로 쌓기 부담스러워한다.
반면 달러-원 시장에서는 특정 레벨에 대한 심리적 방어선이 없다. 상단이 뚫리면 환율이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당국 대응 차이는 선명해진다.
작년 말 달러-원이 1,470원~1,480원대 수준으로 오르자, 외환당국은 국민연금, 수출기업, 증권사 등 이른바 '3대 외환수급 주체'를 연달아 점검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작년 12월 24일에는 1,484.90원까지 오른 달러-원에 대대적인 실개입을 단행해, 하루 만에 1,449.30원까지 35원가량 밀리기도 했다.
최근 당국은 달라졌다. 청와대를 필두로 정부 및 유관 기관은 최근 환율 움직임을 고강도 시장 안정화 조치가 있었던 지난해 12월처럼 매우 엄중하게 지켜보는 상황이다. 주말 F4 비상 회의를 이어가며 강도 높은 대책을 예고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7일 오후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동향과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당국은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 현상을 용인하지 않겠다"며 보다 적극적인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투기적 움직임과 시장 교란 의심 행위를 점검하고, 수출입 기업의 과도한 리딩·래깅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에 따른 쏠림 현상도 주시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C은행 외환딜러는 "이날은 당국 개입 경계감이 조금 작용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느 정도의 뉘앙스로 언급되는지 봐야할 것"이라며 "이날 오전 10시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환율 관련 언급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그간 없었던 강도 높은 이야기나 미세조정이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말로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정말 (실개입이) 나와야 한다.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78.82포인트(5.54%) 내린 8,160.59에 장을 마감했다. 2026.6.5 ji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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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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