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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사람들] 글로벌X 리서치 헤드, 페드로 팔란드라니

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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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장 개화 아직 초기 단계, 다음 시장은 우주테크

"한국 시장 배터리·방산기업 우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연 1회 한국 땅을 밟는 푸른 눈의 투자자가 있다. 모회사가 한국 자산운용사라는 점에 한국은 이제 낯설지만, 친숙한 시장이 됐다.

페드로 팔란드라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자회사인 글로벌X에서 상품·리서치본부장을 맡고 있다. 2019년 글로벌X에 합류해 리서치와 상품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신흥 투자 전략 발굴, 심층 시장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팔란드라니 본부장이 연 1회 이상 한국을 찾는 이유는 한국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을 직접 만나 시장 동향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글로벌X의 모회사인 만큼 상품 개발과 투자 아이디어 발굴 과정에서 한국 본사와의 협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가 보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와 투자 변수, 한국 시장은 어떨까.

페드로 팔란드라니 글로벌X 상품리서치본부장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AI 투자 초입 단계…피지컬AI·로보틱스로 확산

"인공지능(AI) 투자는 아직 초입 단계다. 지금까지는 빅테크와 반도체가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로보틱스와 피지컬AI, 헬스케어 같은 영역으로 기회가 확산할 것."

팔란드라니 본부장은 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글로벌 투자 시장을 관통할 핵심 키워드로 AI를 꼽으며 아직도 초입 단계라고 말했다.

글로벌X는 미국 ETF 시장에서 테마형 ETF 강자로 꼽힌다. AI와 반도체, 로봇, 우주항공, 방산 등 미래 성장산업을 조기에 발굴해 ETF 상품으로 선보여 왔다. 팔란드라니 헤드는 글로벌X의 투자 전략과 글로벌 시장 전망, 한국 투자자들에 대한 평가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AI 투자 열풍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지난 3년 동안은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 Seven)'으로 대표되는 초대형 기술기업과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기업들에 자금이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송배전망, 반도체 등 AI 생태계 전반으로 수혜가 확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AI 인프라 구축 단계라면 향후에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애플리케이션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며 "자율주행과 피지컬 AI, 로보틱스, 헬스케어 분야가 다음 성장 국면을 이끌 수 있다"고 내다봤다.

◇"AI 다음은 우주테크…발사 비용 90% 낮아졌다"

AI 외에 글로벌X가 가장 주목하는 차세대 메가테마는 스페이스테크(우주산업)다.

그는 "5년 전만 해도 우주 기업들이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컸다"면서도 "최근에는 발사 비용이 일부 영역에서 90% 가까이 감소하면서 산업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산업은 더 이상 단순한 테마가 아니라 실제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스페이스X와 로켓랩 같은 기업들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X가 최근 스페이스테크 ETF를 출시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과거에는 ETF를 구성할 만큼 순수 우주산업 기업들이 충분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실제 매출과 수익성을 확보한 기업군이 늘어나면서 투자 가능한 시장이 형성됐다고 판단했다.

팔란드라니 헤드는 글로벌X가 신규 ETF를 출시할 때 3가지 기준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강한 투자 확신(Conviction)과 충분한 투자 가능성(Investability), 10~20년 이상의 장기 성장성(Time Horizon)이다.

그는 "시장 규모가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 기업들이 실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이후 투자에 대한 확신이 서야 한다"며 "최근 우주테크 산업 ETF를 출시한 건 매출과 수익성을 확보한 기업이 늘어 투자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글로벌X는 1~2년 유행할 테마가 아니라 향후 10~20년 동안 구조적인 성장이 가능한 분야를 선호한다"며 "글로벌X가 생각하는 테마 ETF는 단기 유행이 아니라 장기 구조적 성장 스토리에 투자하는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지정학 리스크는 위기이자 기회…방산·원전 주목

향후 글로벌 시장의 최대 변수로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았다.

미·중 패권 경쟁과 공급망 재편, 중동 지역 긴장 고조,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팔란드라니는 "군비 경쟁 심화는 방산 산업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고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산업도 수혜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X는 방산 ETF를 통해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유럽 방산기업까지 적극 편입하고 있다.

그는 "기존 방산 ETF들이 미국 기업 중심이었다면 글로벌X 상품은 한국과 유럽 기업까지 포함해 차별화를 꾀했다"며 "최근에는 순자산이 10억 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페드로 팔란드라니 글로벌X 상품리서치본부장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 "한국 투자자, ETF로도 압축 투자 선호"

한국 ETF 시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그는 "최근 2~3년 동안 한국 ETF 시장의 성장세는 미국에서도 화제가 될 정도"라며 "매우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 투자자들의 독특한 투자 성향도 인상적이었다고 언급했다.

팔란드라니 헤드는 "ETF는 원래 분산투자 수단인데 한국 투자자들은 ETF를 활용하면서도 상당히 압축적인 포트폴리오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말했다.

그는 또 "커버드콜 상품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은 편"이라며 "미국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선호한다면 한국 투자자들은 높은 분배율 자체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커버드콜을 중심으로 한 옵션 인컴 시장 역시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채권보다 높은 현금흐름을 제공하면서도 일반 주식시장 대비 변동성을 낮출 수 있어 은퇴자산과 연금 수요가 확대되는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 "한국 투자 기회 확대 검토…배터리·방산 주목"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기회 역시 높게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방산 산업을 유망 분야로 꼽았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산 과정에서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ESS용 배터리 시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반도체뿐 아니라 배터리 분야에서도 강력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방산 산업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증시 역시 여전히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 시장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ETF 상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래에셋과 글로벌X는 상품 혁신이라는 공통된 DNA를 갖고 있다"며 "미래에셋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앞으로도 전 세계 투자자들에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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