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550원선도 뛰어넘자 외환당국이 발 벗고 국장급 공동 구두개입에 나섰다.
최근 환율 움직임이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다는 기존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이번에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등 투기적 거래를 직접 지목했다는 점에서 과거보다 한층 구체적인 경고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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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급' 공동 구두개입…작년 12월 24일 후 5개월여 만
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5분께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과 이형렬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최근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수급 요인 이외에도 NDF 등 일부 투기적 외환거래가 변동성을 증대시킨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을 결코 용인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구두개입은 외환당국이 달러화를 매도하는 실개입과 달리, 시장 안정화 메시지를 통해 과열된 레벨과 일방향 쏠림을 진정시키는 정책 수단이다.
특히 국장급 실명 공동 구두개입은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 등 실제 시장 안정화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1,555.20원에 갭상승 출발했다. 이는 개장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시기였던 지난 2009년 3월 6일(1,590.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전 11시45분께 1,553원선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달러-원은 구두개입이 나온 직후 1,544.50원까지 하단을 빠르게 낮췄다.
이번 국장급 공동 구두개입은 작년 12월 24일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당시 김재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과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5월보다 강도 높아…작년 12월 대비 효과는 제한
이날 구두개입은 지난달 22일에 공동으로 내놓은 메시지와도 차이가 있다.
당시 달러-원 환율은 장중 1,519.40원까지 오르며 1,520원선을 위협했고, 재경부와 한은은 "환율 움직임이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경계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으며 필요시 단호히 조치할 것"이라고 함께 목소리를 냈다. 해당 메시지에 국장급 실명은 없었다.
반면 이번에는 국장급 공동 명의로 투기적 거래와 NDF를 직접 언급하며 쏠림의 원인까지 겨냥했다는 점에서 강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12월 24일처럼 종합 대책이 한 번에 발표된 형태는 아니었다.
당시에는 구두개입에 더해 국내투자 및 외환안정 세제지원 방안, 외환건전성 제도 조정, 국민연금 환헤지 기대 등이 실개입 추정 물량과 맞물려 환율이 수직 급락했다.
한때 1,484.90원까지 상단을 높인 달러-원은 시장의 롱심리가 뒤집히면서 장중 1,449.30원까지 낮아지기도 했다. 정규장 종가 기준으로는 33.80원 급락했고, 이는 지난 2022년 11월 11일에 59.10원 폭락한 이후 최대폭이었다.
이번 구두개입은 전일 열린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F4 회의)에서 당국이 투기적 거래와 리딩·래깅, NDF거래 투명성까지 점검하겠다고 밝힌 직후 나온 메시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당국이 언급한 대책들이 아직 점검·검토 단계이며, 실개입 추정 물량도 제한적인 만큼 작년 12월과 같은 급락 효과는 이날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NDF 직접 겨냥…"상승세 꺾기 어려워"
이번 구두개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당국이 'NDF시장'을 환율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직접 지목했다는 점이다.
앞서 외환당국은 전날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도 "NDF거래에 따른 환율 쏠림 현상을 점검하겠다"고 언급했다.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NDF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역외 NDF거래를 역내 거래로 흡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신현송 한은 총재가 언급해온 이른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향후 24시간 외환시장 개장과 원화 국제화 등을 통해 역외 거래 수요를 역내로 끌어들이는 방안도 함께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연장거래 시간대에는 역외 참가자들의 거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만큼, NDF 환율이 급변할 경우 역내 현물환 가격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서울 정규장뿐 아니라 야간거래와 뉴욕 NDF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한 점도 당국이 NDF를 직접 거론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번 구두개입이 시장 참가자들의 롱심리를 줄일 수는 있겠으나 환율의 상승세를 꺾기는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날 구두개입 직후 달러-원 환율은 1,540원대로 밀렸지만, 이스라엘 국방부가 이란 본토를 공습한 데 이어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1조2천억원 넘게 순매도하는 등 상방 재료가 산적해 하락 전환하지는 못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와 외국인의 지속적인 주식 매도 등 대외 수급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구두개입만으로 환율을 안정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말로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정말 (실개입이) 나와야 한다.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jykim2@yna.co.kr
김지연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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