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국민임명식 당시 착용했던 넥타이를 다시 매고 나와 초심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3 지방선거 패배 원인에 대한 자성부터 개각 구상, 부동산 등 경제 현안 등에 대해 비교적 거침없는 답변을 이어가며 167분간 기자들과 소통했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주제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는 내신 기자 124명과 외신 기자 37명이 참석했으며, 대학언론 기자 출신 대학생 2명도 질문 기회를 얻었다.
회견장에 들어선 이 대통령은 흰색 바탕에 하늘색 얇은 스트라이프가 그려진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지난해 8월 국민임명식 당시 맸던 것과 같은 넥타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임명식 때의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와 함께 국민을 존중하고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기자회견은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이 대통령이 질문마다 장시간 답변을 쏟아내며 회견 시간은 167분간 달아올랐다.
이날 회견에서는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한 솔직한 발언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6·3 지방선거와 관련 "하여튼 2~3일은 저도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며 "결론적으로는 나의 부족함"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결국 국민들의 경고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은) 다 보고 있고, 다 듣고 어느 순간 행동한다. 그래서 국민이 역시 무서운 존재구나, 그 생각을 하게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향후 국정운영에 속도를 더 올리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여권의 전략과 태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강함은 외유내강"이라며 "욕설을 잘한다고 강한 당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권한 여당은 그릇이 돼야 한다"며 "과격한 표현이나 색채 구분은 집권당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숫자가 과반이 넘으면 이긴 것인가,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비교적 명확하게 밝혔다.
이스라엘 전쟁범죄 논란과 관련해서는 "국가 주권이 존중돼야 하고 기본적인 인권도 보장돼야 한다"며 "국제사회가 합의한 규범 역시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HMM 나무호 피격 사건에 대해서는 "이란이 의도를 가지고 공격했으면 선언했을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공격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로서는 이란산 미사일로 판단하기 때문에 엄중하게 항의했고 재발 방지 대책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집권 2년 차를 앞둔 개각 가능성도 처음으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도 일하는 방식을 재조정해야 할 시점이 됐다"며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규모로 개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어느 정도 규모로 어느 부처를 대상으로 해야 할지는 세심하게 검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국무총리 후보자로 깜짝 발탁한 배경에 대해서는 "정말 열심히 하시고 잘하셔서 (중기부) 공무원들이 괴롭다는데 그 괴로움을 다른 공무원들도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취임 1년을 계기로 국정 운영 체계를 재정비하고 집권 2기 진용 구축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특유의 솔직한 화법이 고스란히 전해지기도 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보수 정부가 집권하면 부동산값을 올리려고 고사를 지내도 안 올라가는데 그게 몇 년 쌓이고 개혁 정부가 들어서면 확 올라간다"고 말했다. 투표지 부족 사태에는 "모범적 민주국가 대한민국을 한순간에 깡그리 망가뜨린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또 영업이익 중 일부를 성과급으로 배분할 것을 요구한 삼성전자 노조를 언급하며 "발랄하지 않으냐"고 꼬집었다.
최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환율 급등에 대해서는 "높은 것은 사실이나 일시적"이라면서도 "정상 수준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조작기소 특검'과 관련 "최소한 진상 규명은 해야 한다. 어쨌든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이긴 한다"며 "주관적인 내 판단은 있지만,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들이 꽤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회견장에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등 대통령실 핵심 참모진도 배석했다.
이 대통령은 회견을 마친 뒤에는 약 4분간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회견장을 떠났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8 superdoo8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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