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인공지능(AI) 혁명이 촉발한 지각변동으로 인해 지난 수년간 글로벌 사모펀드(PEF) 시장의 가장 뜨거운 투자처였던 소프트웨어 업계의 인수합병(M&A)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전 세계에서 체결된 사모펀드의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 거래 총액은 500억 달러(약 77조 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880억 달러 대비 43%나 급감한 수치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이 일시 마비되고 실물 경제가 충격을 받았던 지난 2020년(1~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프트웨어 섹터는 사모펀드들의 매력적인 투자처로 통했다.
소프트웨어 기업 특유의 주기적인 구독료(반복 매출) 수입과 한번 유입되면 빠져나가지 않는 '록인(Lock-in) 고객층' 덕분에 안정적인 부채 중심 바이아웃(LBO) 모델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사모펀드들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만 11년 만에 최대치인 2천900억 달러 규모의 바이아웃 거래를 성사시킨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몇 달 만에 분위기는 180도 뒤집혔다.
소프트웨어 딜은 올해 1월 240억 달러 규모로 견조한 거래 흐름을 유지했으나 2월에 9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미국의 대형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기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정조준한 혁신적인 생산성 도구들을 잇달아 출시하자 공포감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5월 들어선 소프트웨어 딜이 50억 달러로 지난해 5월의 290억 달러 대비 6분의 1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만약 현재와 같은 극심한 침체 흐름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경우, 소프트웨어 M&A 시장은 지난 2018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최악의 빙하기'를 맞이하게 된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모펀드들이 선뜻 돈을 풀지 못하는 이유로 AI 도입 이후 해당 소프트웨어 기업이 살아남을지, 도태될지 밸류에이션을 산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모펀드와 주요 자금줄인 사모대출 펀드(Private Credit)가 가장 두려워하는 포인트는 AI 에이전트의 등장이다.
단순 반복 업무를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는 AI 에이전트가 기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사용자 수(직원수) 대로 구독료를 받아 챙기던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직원이 줄어들면 기업의 매출도 함께 꺾이는 구조적 취약점이 노출된 셈이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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