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8일 달러-원 환율이 1,550원대를 오가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금융지주들도 금융당국의 긴급 소집에 앞서 컨틴전시 플랜을 검토하는 등 위기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지며 각사별 위기대응 체계는 이미 가동돼 왔지만, 주말 새 환율이 상징적인 레벨까지 치솟으면서 외화자산·부채와 외환포지션, 환헤지 현황, 자본적정성 지표 등을 다시 정리하는 분위기다.
이날 주요 금융지주들은 오전부터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KB금융지주는 이날 오전 임원회의에서 환율 변동에 따른 그룹 대응 현황을 점검했다. KB금융은 지난해 연말부터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진 만큼 환헤지와 외화포지션 노출도 관리를 지속해왔다.
특히 투자손익을 제외한 외화환산 손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헤지를 적극 실시하고 있으며, 계열사별 외환포지션을 고려해 익스포져도 관리 중이다. KB국민은행도 그룹 차원의 대응에 발맞춰 자본적정성 지표 관리를 위해 RoRWA 지표를 도입하는 등 위험가중자산 관리에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도 이날 오전 그룹 차원의 위기관리협의회를 열었다. 환율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신한금융은 매주 위기관리협의회를 가동해 시장 상황과 관계사별 대응 현황을 점검해왔다.
신한금융은 환율 변동성 장기화에 대비해 외환·자금시장 유동성 리스크를 일별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임계 수준별 컨틴전시 플랜도 점검했다.
자본적정성과 고유자산, 고객자산, 유동성 등 부문별 대응 방안을 가동하는 한편, 주요 자회사별 위험가중자산(RWA) 현황은 주 단위로 살피고 있다. 분기 말 자본비율 영향을 예측하며 급격한 환율 상승에 따른 자본적정성 훼손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자체 위기대응 체계를 통해 환율과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4일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주재로 위기상황관리협의회를 열고 그룹과 관계사의 자본적정성 및 유동성 현황을 살폈다. 환율과 금리 상승 기조가 길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자산운용 기조도 보수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도 격주 단위의 위기대응협의회를 통해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오는 15일에도 협의체 회의를 열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2022년부터 위기상황을 가정한 위기관리대책 조직을 운영해왔으며, 지난 3월 달러-원 환율이 1,500원을 웃돈 뒤에는 모니터링 체계를 상시화했다. 매월 두 차례 회의를 열어 외환시장 흐름과 유동성 지표, 필요 대응 방안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금융위원회가 이날 오후 3시 4대 시중은행을 불러모은 것도 금융사들의 움직임을 재촉했다. 각 은행은 공유할 환율 변동성 관련 지표와 외환 수급 상황, 리스크 대응 현황 등을 정리해 당국에 보고했다.
당국 회의 대응과 별개로 각 금융지주는 그룹 차원의 자본지표 영향도 함께 살피고 있다. 환율 상승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과 위험가중자산(RWA), 보통주자본비율(CET1)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계열사별 외환 익스포져와 환헤지 현황, 유동성 지표 등을 재점검하는 흐름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 대응은 평소에도 협의체와 수시 모니터링을 통해 진행해왔지만, 주말 새 숫자가 크게 뛰면서 회의 일정이 빽빽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그룹 내부 점검도 해야 하고, 당국 회의에 맞춰 현황과 대응 방안도 정리해야 해 정신없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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