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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의 숨은 주범은 레버리지 ETF?…'숏 감마'가 뭐길래

2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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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PG)

[연합뉴스 제작]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하락장에서 '숏 감마' 성격의 매도 폭탄을 유발하며 지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이후 7거래일(5월 27일~6월 5일) 동안 레버리지 14개 종목의 누적 거래대금은 무려 58조 원에 달했으며, 개인 순매수 규모는 7조4천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 상품도 마찬가지다. 홍콩에 상장된 삼성전자 2배 레버리지 ETF(07747 HK)와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07709 HK)에는 올해 각각 2조5천억 원, 2천56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되며 5월 이후 자금 유입 폭을 키웠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코스피 대형주 쏠림 현상이 한층 강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같은 과도한 자금 쏠림의 결과로 하락 국면에서 '숏 감마' 현상이 발생해 낙폭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마'란 파생상품 시장에서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옵션 가격(델타)의 변화율을 의미한다.

통상 기관투자가 등 옵션 매도자가 시장 변동성 확대 위험에 노출된 상태를 '숏 감마'라고 부른다.

숏 감마 포지션을 쥔 시장 조성자는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주가가 오를 때는 추격 매수하고, 내릴 때는 따라 팔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변동성이 한쪽 방향으로 더욱 증폭되는 쏠림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현재 국내 상장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선물과 현물로 운용된다.

기초자산 가격이 변동하면 시장 조성자는 포지션을 중립으로 유지하기 위해 기초자산 가격 변동과 같은 방향으로 매매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변동성이 숏 감마와 유사한 형태로 증폭된다는 것이다.

지난 2일까지는 주가 상승과 자금 유입이 맞물려 상승을 가속했지만, 5일 브로드컴 실적 쇼크 여파로 삼성전자(-6.4%)와 SK하이닉스(-9.9%) 본주가 급락하자 정반대의 강한 매도 압력이 쏟아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장 막판 하락이 가속화되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선 미국 증시 하락이 국내 개장 직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으로 전이된다.

이후 기초자산이 하락하면 레버리지 ETF 순자산은 2배로 감소하지만, 시장조성자가 보유 중인 선물 포지션은 그만큼 축소되지 않아 '오버레버리지(Over-leverage)' 상태가 발생한다. 주가가 10% 하락하면 순자산은 20% 줄어드는데, 선물 포지션은 10%만 줄어드는 것이다.

결국 목표 배율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대규모 현·선물 매도 물량이 기계적으로 쏟아지고 이 물량이 다시 기초자산의 주가를 끌어내린다.

실제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이론가 대비 고평가를 받던 두 종목의 선물 가격은 지난 5일 주가 급락과 함께 단숨에 저평가 상태로 역전되기도 했다.

윤 연구원은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규모가 4조3천억 원으로 한국 ETF 시장 개설 이후 최대치를 기록 중이고, 개별 종목 옵션을 활용한 커버드콜 ETF까지 허용되면서 파생상품이 현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속해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미국 ETF 시장에서 당일 만기 옵션(0DTE) 규모가 급증하는 구간마다 시장 변동성이 덩달아 확대되는 현상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이어 "다만 감마 익스포저 확대나 레버리지 ETF 리밸런싱에 따른 수급 충격은 주가 변동의 '경로'일 뿐, 주가 방향의 '결정 요인'은 아니다"라며 "구조적 변동성이 지속되는 환경일수록 이익 모멘텀이 뚜렷하고 실적 컨센서스 상향 가시성이 높은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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