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채권금리 급등세로 채권시장 전반이 시름하고 있는 가운데 풍부한 증시 자금을 기반으로 상황이 양호했던 증권사 RP(환매조건부채권)북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사 CMA(종합자산관리계좌)를 통한 값싼 자금 유입에 따라 그동안 캐리 이익을 누려왔지만, 향후 한국은행의 긴축이 가팔라질 경우 수익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업계의 전반적인 시름 속에 그나마 증권사 RP북은 조용히 수익을 거두고 있다.
증시 특수로 인해 CMA에 값싼 자금이 쏟아지고 있는 영향이 크다.
RP북은 증권사 고객이나 특히 CMA 통장 보유자들의 자금을 기반으로 자금을 운용한다. CMA 통장 보유자에게는 약속한 이자(주로 RP금리)를 지급하고, 해당 자금으로 만기가 더 긴 채권이나 크레디트물을 매수해 수익을 낸다.
그런데 최근 증시 유입 자금이 풍부해 증권사들이 일제히 CMA 금리를 기준금리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에 설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채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CMA(RP형) 금리는 2% 극초반에 형성돼 있다.
삼성증권 CMA RP형의 경우 수익률이 2.00%이고, KB증권 역시 2.00%다. 신한투자증권은 1.95%, 하나증권은 2.05% 수준이다.
기준금리(2.50%)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에 자금을 조달하는데도 자금이 대거 유입된 상황이다. 증시 대기 자금이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해 RP북을 유리한 조건에서 운용할 수 있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시장이 어려운 와중에 대형 증권사 RP북은 상황이 좋을 것"이라며 "값싼 CMA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는 만큼 최근에는 자금 조달 영업도 필요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채권시장 환경 속 얼마 남지 않은 수익 통로이지만 향후 대응은 쉽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차 높아져서다. 아무리 CMA 자금이 풍부하다고 하더라도 기준금리를 따라 CMA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RP북은 아직까지 상황이 상대적으로 낫지만 지난달부터 단기 금리도 상승하고 있어서 서서히 힘들어지는 국면"이라며 "한은이 빠르게 인상할 경우 캐리가 줄고 평가손이 반영되면서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CMA 금리가 2% 초반이니 캐리는 좋지만 아무리 조달 금리가 낮다고 해도 대응을 잘 못했으면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면서 "짧은 물건들만 담기 어려운 경우 1년물까지는 담기도 하는데 평가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서는 CMA 금리가 과도하게 낮다는 데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 채권업계 관계자는 "증시에 투자하려는 개인들의 자금이 많은 상황이라는 점을 이용해 CMA 금리를 과하게 낮춘 측면이 있지 않나"며 "투자 고객에 대한 불합리한 처사"라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jhkim7@yna.co.kr
김정현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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