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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석 신영증권 회장, 자사주 소각 공시직전 주식 매수…거버넌스 논란

2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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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안건 직접 편성하는 의장…"결의 전후 매수 시점 부적절"

회사 "배당·급여 재원 꾸준한 매수…매도 목적 아냐"

신영증권

[신영증권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코스피 상장사 중 자사주 비율이 가장 높았던 신영증권의 원종석 회장이 발행주식의 32%에 달하는 초대형 자사주 소각 안건을 결의한 이사회 전후로 자사 주식을 장내매수한 것으로 확인돼 거버넌스 논란이 일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는 "내부정보 활용이 의심되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 사내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인 원종석 회장은 지난 5월 22일 보통주 2천672주(단가 16만9천882원)를, 6월 1일 5천143주(단가 16만8천623원)를 각각 장내매수했다. 총 7천815주, 금액으로는 약 13억원 규모다.

두 차례 매수 사이인 5월 27일, 신영증권은 이사회를 열고 6월 19일 제72기 정기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의했다.

이 이사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 등 통상적인 주총 안건과 함께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계획 승인안을 상정하기로 확정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처분 및 계획은 아직 공시되지 않은 상태였다.

자사주 소각의 구체적 내용은 두 차례의 장내 매수 이후인 6월 4일 주주총회소집공고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보유 자기주식 842만여주 중 526만2천283주(총발행주식의 32.01%)를 소각하는 내용이다.

공시 다음 날인 5일 신영증권 주가는 장중 17.83% 급등했다.

원종석 회장의 매수 시점을 이사회 결의 및 공시 일정과 대조하면, 5월 22일 매수는 이사회 결의 5영업일 전에, 6월 1일 매수는 이사회 결의 이후이되 공시 3일 전에 이루어진 것이다.

[연합인포맥스]

원종석 회장은 최대주주인 원국희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이사회를 주재하는 의장이다. 이사회 안건 편성과 소집은 의장인 원 회장의 권한에 속한다.

신영증권 이사회 운영규정은 "이사회를 소집함에는 회일을 정하고 그 1주간 전에 각 이사에게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비춰보면 5월 22일 첫 번째 매수 시점에도 이미 자사주 소각 여부가 이사회 안건으로 확정된 상태였을 가능성이 크다.

6월 1일 두 번째 매수는 이사회에서 자사주 처리 안건이 확정된 후, 아직 구체적 소각 규모가 시장에 공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원 회장의 장내 매수에 대해 "내부정보 활용이 의심되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자사주 소각은 진작 했어야 하는데, 이렇게 끌다가 뒤늦게 하는 것도 자본시장 활성화 수혜자로서 보기 좋지 않다"며 "정부의 밸류업 정책의 수혜를 본 증권사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실적뿐만 아니라 주요 공시를 앞두고 있을 때 임원 주식 매매는 컴플라이언스 차원에서 막는다"며 "이득 여부를 떠나 시장에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대표도 "신영증권의 자사주 소각 여부는 십수 년째 지속돼온 문제"라며 "소각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을 것이란 사실은 너무나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대주주 일가이자 이사회 의장은 본인이 자사주 소각 여부와 규모까지 결정하는 위치에 있다"라며 "양도 차익을 노린 것은 아니겠지만, 주식 매수 시점은 부적절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영증권 측은 "원 회장의 주식 매수는 배당금·급여를 재원으로 꾸준히 이어온 것으로,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될 때마다 지속해 매수해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단기매매차익 반환의무가 있어 사실상 매도가 불가능한 구조"라며 시세 차익 실현 목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제 공시 이력을 보면 원 회장은 2023년 이후 꾸준히 장내매수를 해 온 것으로 확인된다.

신영증권 측은 또 "자사주 소각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지는 사전에 예측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타사 사례를 봐도 소각 후 단기 반등에 그치고 원위치로 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사회 결의만으로 소각이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이사회 결의 후 주총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영증권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0.56%지만, 자사주를 제외한 의결권 기준으로는 40%를 훌쩍 넘는다. 주총 평균 참석률을 감안하면 보통결의 안건은 최대주주 의지만으로도 충분히 통과시킬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자기주식 소각은 일반 주주 입장에서 반대할 유인이 없는 안건이기도 하다. 실제로 신영증권의 이번 소각안은 주총 통과가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져 왔다.

소각 규모가 공시된 다음 날 주가가 장중 17.83% 급등한 것은 이 정보가 시장에 미친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상장법인의 임원 등 내부자가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해 특정증권 등을 매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발행주식의 32%에 달하는 대규모 자사주 소각은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정보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동 조항은 정보를 단순히 '보유'한 상태가 아니라 '이용'하여 거래했음이 입증되어야 한다.

자본시장법은 또 상장사 임원·주요주주가 자기 회사 주식을 매수 또는 매도하려는 경우, 과거 6개월 거래를 합산해 발행주식총수의 1% 이상이거나 거래금액 50억원 이상이면 30일 전 사전공시 의무가 적용된다. 원종석 회장의 이번 매수는 총 13억원 규모로 이 기준에 미달해 사전공시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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