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독일의 코메르츠방크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내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페르시아만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 장기화와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을 감안할 때, 오는 9월까지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지난 5일(현지시간) 발간한 경제분석 보고서에서 이러한 전망을 발표하고, 시장이 선반영하고 있는 연말연시 세 번째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코메르츠방크에 따르면 현재 금융시장과 경제 전문가 대다수는 내주 ECB의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되는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가 6월 회의에 대해 "금리 인상이 가장 가능성 높은 결과"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비둘기파 성향의 게디미나스 쉼쿠스 리투아니아 중앙은행 총재 역시 "ECB가 행동에 나서지 않음으로써 시장에 충격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가세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도 금리 인상론을 지지한다. 유로존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2%를 기록했으며, 근원 물가상승률은 2.5%로 깜짝 급등했다.
이에 따라 ECB 경제 분석가들은 이달 회의에서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한편,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기존 3월 예측치보다 높이고 목표치 상회 기간도 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메르츠방크가 추정한 ECB 전문가들의 6월 전망치에 따르면, 2026년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기존 0.9%에서 0.7%로 하향 조정되는 반면, 인플레이션율은 2.6%에서 2.9%로 상향될 전망이다.
금리 인상 이후의 행보는 페르시아만 정세와 이에 따른 에너지 가격 추이에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다. 미국과 이란 간의 합의 도출 과정에서 군사적 충돌 등 돌발 악재가 반복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제한으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고유가 장기화는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하며 여타 상품 및 서비스 가격으로 전가되는 2차 파급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의 투입가격과 판매가격 하부 지수는 이미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서비스업 역시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시점 조율에 나선 상태다.
소비자들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고착화되는 점도 ECB의 추가 조치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ECB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5년 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2.4%로 점진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ECB 목표치(2.0%)를 이탈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자벨 슈나벨 ECB 집행위원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국은행 컨퍼런스에 참석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안착이 무너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코메르츠방크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제어하기 위해 ECB가 6월에 이어 9월에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가을 경제 전망치가 발표되는 9월 회의를 통해 파급효과 차단을 위한 정책 시그널을 보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2027년 초까지 총 세 차례의 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는 선물시장 기대와 달리, 코메르츠방크는 9월의 두 번째 인상이 이번 사이클의 마지막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말 이후 에너지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필립 레인 ECB 수석경제학자가 제시한 시나리오 중 '공급 충격이 지속되나 중간 수준에 그쳐 제한적 금리 대응에 나서는 상황'이 현재의 거시 환경과 정확히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완료되면 ECB 예금 금리는 '자연이자율' 상단인 2.5%에 도달하게 된다. 이 시점부터는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비둘기파 위원들의 반발이 거세질 뿐만 아니라, 유로존 내 고부채 회원국들이 직면할 재정적 부담과 금융 안정성 리스크를 외면할 수 없게 된다.
실제 독일 만하임 유럽경제연구소(ZEW)가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중앙은행 총재들의 연설을 분석한 결과, 자국의 공공부채 비율이 상승할 때 통화당국의 커뮤니케이션 중심축이 물가 안정에서 금융 안정이나 국채 시장 이슈로 이동하는 경향이 입증됐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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