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현장에서] 젠슨 황 좇는 증권사 센터장…이번엔 왜 삼겹살집에 섰나

26.06.10.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 오면 시장만 들썩이는 것이 아니다. 재계 총수들이 움직이고, 기자들이 뛰고, 투자자들도 반응한다. 그리고 지난해 '깐부치킨 회동' 현장에서 젠슨 황의 사인을 받아 화제가 됐던 한 증권사 센터장도 다시 움직였다.

주인공은 이영환 대신증권 도곡WM센터의 센터장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젠슨 황 CEO가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만났던 이른바 '깐부 회동' 현장에 있었다.

단순히 구경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일반 손님으로 자리에 앉아 치킨을 함께 먹었고, (결제는 이 회장이 했지만) 젠슨 황이 울린 '골든벨'의 수혜도 받았다. 들고 간 엔비디아 관련 책에는 젠슨 황의 사인까지 남았다.

당시 그가 받은 사인은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서 '3천만원짜리 사인'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낳았다. 엔비디아 주가만큼이나 빠르게 입소문을 탔고, 사인북은 대신증권 도곡WM센터의 명물이 됐다.

그런 그가 지난주 금요일 젠슨 황의 방한 때 다시 현장에 나왔다. 이번 목적지는 치킨집이 아니라 삼겹살집이었다. 황 CEO가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만나는 이른바 '삼소 회동' 현장인 서울 홍대 인근 '형님 저요' 식당 앞 첫 줄에서 그를 만났다.

젠슨황이 삼겹살집 앞에서 이 센터장이 건넨 책에 사인하는 모습

[출처: 이영환 대신증권 도곡WM센터장]

어떻게 다시 나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센터장의 답은 분명했다.

"역사의 한 페이지라는 느낌이 든다. 그 현장을 느끼고 싶어 왔다"라며 "젠슨 황의 작년 방한이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 점검을 위한 것이었다면 올해는 피지컬 AI 협력망 점검을 위한 방한인 것 같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해 깐부 회동을 AI 혁명의 첫 장면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올해 방한은 그다음 장면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AI 혁명의 두 번째 페이지가 시작되는 순간이자 선언의 자리"라며 "이번 혁명에서 대한민국의 역할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돼 다시 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증권사 센터장이 글로벌 CEO를 보기 위해 식당 앞에 줄을 서는 장면은 다소 낯설다. 그러나 이 센터장에게 현장은 리포트 밖의 리포트다.

그는 "항상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증시 격언에도 기업을 볼 때 경영자를 보고 투자하라고 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에게 젠슨 황은 단순한 스타 CEO가 아니다. 시장의 방향을 보여주는 사람에 가깝다. 그는 "젠슨의 에너지, 함께하는 기업 총수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투자자문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깐부치킨 회동도 우연과 순발력이 맞물렸다. 당시 그는 회사에서 해외주식 스터디 모임을 앞두고 있었다. 마침 깐부 회동이 센터 인근 삼성동에서 열린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는 인근에서 모임을 하면 의미가 있겠다고 판단했고, 현장 상황을 살피다 '줄을 서면 들어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많은 인파 속에서 다행히 일찍 줄을 선 덕에 그는 1등으로 예약에 성공했다.

대신증권 도곡WM센터에 걸린 사인북과 이영환 대신증권 도곡WM센터장

[촬영: 윤영숙 기자]

그날 이후 대신증권 도곡WM센터에도 변화가 생겼다. 젠슨 황의 사인이 담긴 책을 보러 오는 고객들이 생겼다. "젠슨 황의 기운을 받고 싶다"며 센터를 찾거나, 손을 잡아보고 가겠다는 고객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웃으며 "깐부 회동 사인북은 저희 센터의 명물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도 가볍지만은 않았다. 최근 시장은 AI 기대감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주는 세계 증시의 중심에 서 있다. 그러다 보니 고객들의 관심이나 문의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자산가들의 관심사도 '반도체와 AI'로 귀결된다. 이 때문에 공부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이는 투자자들에게도 해당하는 얘기다.

"시장이 빠르게 오르면서 모두가 놀라워하고 있다. 재평가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매수하는 이유가 단순히 해당 주식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서게 돼서는 안 된다.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장에는 들뜬 열기가 있었지만, 투자에는 근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젠슨 황을 보기 위해 줄을 서는 일과 엔비디아 주식을 사는 일은 전혀 다른 판단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삼겹살집 앞에서 젠슨 황에게 받은 사인과 음식들

[출처: 이영환 대신증권 도곡WM센터장]

그가 생각하는 젠슨 황은 어떤 인물일까. 이 센터장은 "AI 기술 혁명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상황에서 AI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가장 준비를 잘한 기업의 CEO"라고 했다. 표현은 더 간명했다. "AI 혁명의 등불이죠."

그는 "AI 혁명이 초기 단계에 있다는 젠슨 황의 말에 공감한다"며 "10년, 20년을 그려보라는 말을 우리가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 센터장이 다시 현장에 나온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엔비디아 주가가 얼마나 더 오를지, AI 랠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누구도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어떤 변화는 숫자보다 먼저 현장에서 감지된다.

이 센터장은 젠슨 황을 보러 간 것이 아니라, 젠슨 황 주변으로 모여드는 한국 기업과 투자자들의 변화를 보러 간 셈이다. 지난해에는 깐부치킨에서 AI 시대의 첫 장면을 봤고, 올해는 삼겹살집 앞에서 두 번째 페이지를 넘겼다. (산업부 윤영숙 부장)

ysyoon@yna.co.kr

윤영숙

윤영숙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