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박준형 기자 = 재정경제부에서 또 한 명의 핵심 과장급 인재가 민간으로 자리를 옮긴다.
올해 초 세제실 핵심 과장의 사직 소식이 관가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킨 데 이어, 이번에는 국제금융 라인의 과장이 기업으로 이동한다.
10일 관가에 따르면 재경부 국제금융국 A 과장은 최근 사의를 표명하고 삼성전자 임원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A 과장은 행정고시 48회로, 사무관 시절부터 경제정책국과 국제금융국 등을 두루 거친 관료다.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국제금융 현안에도 밝아 조직 내부에서는 유능한 관료로 꼽혀왔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직 자체보다 이를 받아들이는 재경부 내부의 공기다.
예전에는 핵심 인력이 민간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소식이 들리면 허탈감이 먼저 번졌다.
오랜 기간 함께 일한 동료가 조직을 떠난다는 아쉬움, 좋은 인재를 붙잡지 못했다는 씁쓸함, 공직의 인재 유출에 대한 걱정이 뒤따랐다.
부처 과장급은 정책 실무의 최일선으로 꼽힌다.
조직의 방향성을 구체화하고, 실무진을 이끌며, 부처 간 협의와 대외 설명까지 맡는 앞선에 위치한 자리다.
그런 만큼 핵심 과장의 이탈은 단순히 개인이 진로를 변경했다는 사실을 넘어 조직 내부에서 적지 않은 상징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같은 이직 소식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진 분위기다.
한 정부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왜 나가느냐'는 반응이 많았는데, 요즘은 '좋은 기회를 잡았다'는 말이 나온다"며 "아쉬워하면서도 부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공직을 평생직장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옅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과거 관료에게는 정책을 직접 설계한다는 자부심과 조직 안에서의 예상 가능한 성장 경로가 강한 유인으로 작용했다.
사무관으로 들어와 과장, 국장, 차관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경력 사다리는 그 자체로 공직 생활을 지속하게 하는 동력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사다리를 바라보는 시선도 예전 같지 않다.
업무 강도와 책임은 커졌지만 보상은 제한적이고, 인사 적체로 승진 속도는 더뎌졌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잦은 현안 대응과 국회와 감사 부담까지 겹치면서, 공직의 안정성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피로감도 커졌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비상계엄 사태도 공직 사회의 인식 변화를 키운 변곡점"이라며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선후배들의 거취나 역할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공직이 더 이상 과거처럼 안정적인 자리만은 아니라는 인식이 커졌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사무관들 사이에서는 "기회가 있으면 나가고 싶다"라는 말도 낯설지 않게 오간다.
한 사무관은 "밖에서 더 나은 기회가 있다면 굳이 공직에만 남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wchoi@yna.co.kr
jhpark6@yna.co.kr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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