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외환·금융당국의 전방위 대응과 국민연금 환 헤지에 한때 1,510원선 아래로 급락했지만, 당분간 1,400원대 안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1,540~1,550원대에서 형성됐던 롱심리는 빠르게 꺾인 분위기이지만, 현재의 대내외 환경에서는 환율 하단이 쉽게 열리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10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2거래일간 변동 폭은 46.20원에 달했다. 고점은 1,555.20원, 저점은 1,509.00원이었다.
최근 달러-원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자 외환·금융당국은 환율 방어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지난 8일 국장급 공동 구두개입을 통해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등 일부 투기적 외환거래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이례적인 지적을 내놨다.
금융위원회는 은행권 간담회를 열고 최근 외환시장과 외화자금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금융감독원도 주요 시중은행과 외국계은행의 외화·자금 담당 임원을 소집한 뒤 역외 NDF 파생상품 거래가 과도한 쏠림 현상을 유발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실개입 추정 물량에 따른 급락 패턴, 국민연금의 선물환 매도 개시 등 부분에서 이번 국장급 구두개입이 작년 12월 24일 당시 개입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작년 12월 24일부터 29일까지 3거래일간 달러-원은 1,484.90원에서 1,429.10원까지 55.80원 밀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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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개입 효과의 지속성이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아직 끝나지 않은 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지난달부터 22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어 대내외 상방 압력이 지속되는 국면이다.
전일 서울장에서는 금융당국의 전방위적 대응 덕분에 달러-원 환율이 1,533.00원에서 1,509.00원까지 고점 대비 24원 급락했다.
그러나 연장거래 시간대에는 저가매수세에 하락분을 차츰 반납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보복을 예고하면서 새벽에는 1,535.00원까지 상단을 다시 높였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12월 24일 대통령실 발언 등을 고려한다면 당시 개입 강도는 이번보다 조금 더 강했던 것 같다"면서도 "문제는 연말 당시 달러-원 하락이 3거래일에 그쳤고, 이후 되돌렸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작년 연말과 올해 연초 수급 문제가 있었고, 대외적으로는 엔화 약세 등 불안 요인이 있었다"며 "지금은 중동 전쟁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련 리스크가 있다는 점에서 결이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환율 상승의 핵심 수급 요인으로는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도가 꼽힌다.
그간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외국인 리밸런싱과 차익실현성 주식 매도가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커스터디 달러 매수 수요가 유입돼 달러-원 환율을 떠받쳤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코스피가 현재 수준에서 더 오르고,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지속된다면 환율이 수급 부담 때문에 쉽게 하락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이 1,400원대에 안착하려면 종전과 수급 안정이 동반돼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A은행 외환딜러는 "1,500원대 고환율이 '쏠림'으로 판단된다면, 국민연금이나 외환당국이 추가로 개입할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관건은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세 진정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진정된다면 (당국이) 크게 개입하지 않아도 환율이 안정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현재 레벨에서 계속 경계감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은행 외환딜러는 "이번에 당국이 강하게 나온 것 같다"며 "지난 2거래일간 달러인덱스가 크게 튀지 않았고, 유가도 안정되는 등 대외 여건이 받쳐주면서 환율이 많이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향후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세의 완화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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