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폭등 아니면 급락…역대급 환율에 은행 RWA 6조씩 '출렁'

26.06.10.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달러-원 환율이 한 달 새 100원 가까이 요동치면서 은행들이 자본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외화자산 규모가 큰 은행의 경우 환율이 100원 오르면 위험가중자산(RWA)이 6조원 안팎까지 불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자산을 늘리지 않아도 환율만으로 자본비율이 출렁이는 구조가 반복되는 셈이다.

10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지난 8일 1,555.20원에서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지난 9일 1,512.10원까지 빠졌다. 2거래일 만에 43.1원이나 하락한 셈이다.

외환당국의 강력한 구두개입과 국민연금의 선물환 매도 등이 경계감을 조성해 단기간에 환율을 끌어내렸다. 지난 9일 장중 저가는 1,509.00원까지 떨어지며 이번주에만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46.2원에 달했다.

이번 급락에 앞서 환율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른 상태였다. 지난 한 달 새 환율의 등락은 100원에 육박했다. 한 달 전인 지난달 7일의 기준환율은 1,450.80원이었는데, 지난 8일에는 1,546.50원이었다. 한 달 동안에만 95.7원이 튀었다.

문제는 이러한 환율 변동이 은행권의 자본 배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은행의 외화자산은 원화로 환산해 RWA에 반영된다. 환율이 오르면 자산을 신규로 늘리지 않아도 원화 환산액이 커지면서 RWA가 불어난다. 그만큼 신규 영업이나 자산 운용에 쓸 수 있는 자본 여력이 줄어드는 셈이다.

외화자산 익스포저가 큰 은행은 달러-원 환율 100원 상승 시 RWA가 6조원가량 늘어날 수 있고, 다른 은행들도 4조원 안팎의 증가 압력에 노출돼 있다는 게 은행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최근 한 달간 기준환율의 상승 폭이 95.7원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효과만으로도 RWA가 최대 6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과 같다.

이 경우 BIS 비율도 25bp가량 하락한다.

다만 실제 장부에 반영되는 수치는 분기 말 환율에 따라 달라진다. 은행의 RWA는 분기 단위로 산정되는 만큼 이달 말 환율이 관건이다.

현재 환율이 1,510원대 초반까지 내려온 점은 은행권 입장에서는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지난 3월 말에 적용된 환율이 1,513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RWA 부담은 제한적일 수 있다.

올해 1분기 금융지주는 분기 중 환율이 80원가량 상승한 영향에 4조원 안팎의 RWA를 추가로 쌓아야 했다. KB금융지주의 1분기 말 RWA는 전분기 대비 9조원 늘었는데, 이 중 44%가 환율의 영향을 받았다. 신한금융지주도 환율 영향에 3조1천억원이 늘었고, 하나금융지주도 경상 증가분을 제외한 6조원가량이 환율 상승과 제도 변경에 따른 증가분으로 잡혔다.

은행권의 고민은 환율 상승 자체보다 짧은 기간 안에 반복되는 급등락이다. 은행들은 통상 사업 부문별로 RWA 한도와 자본 사용 계획을 관리하는데, 환율이 급등하면 글로벌 부문이나 외화자산의 RWA 소진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진다.

신규 대출이나 투자를 늘리지 않았는데도 기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커지면서 RWA가 불어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은행은 다른 부문의 여신 확대 속도를 조절하거나 위험가중치가 높은 자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전체 RWA를 관리해야 할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처럼 며칠 만에 환율이 수십 원씩 움직이면 부문별 RWA 한도나 자본 여력을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레벨이 올라가는 것과 별개로 등락의 속도에 긴장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시적인 환율 급등이라면 단기적으로 버텨낼 수 있지만, 고환율이 새로운 '뉴노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지금보다 높은 환율 수준을 기준으로 자본을 관리해야 한다면 은행 입장에서는 자산 운용과 자본관리 전략 전반을 다시 고민해야 하는 큰 숙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박경은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