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은행권이 올해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선반영되며 금리가 급격하게 오른 가운데,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서 변동형을 선택하는 차주들이 절반 이상으로 늘고 있어 장기물 발행 니즈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커버드본드 발행을 준비하던 시중·지방은행 대부분은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5년물 등 장기 커버드본드를 발행하지 않을 방침이다. 사실상 올해 커버드본드 발행 계획을 접은 셈이다.
은행권 자금부 관계자는 "작년부터 발행하려고 했지만, 타이밍을 놓친 뒤 금리가 급격히 올라서 장기로 조달해야 할 상황이 아니다"면서 "작년까지만 해도 장기 주담대가 증가했지만, 최근 고정형 금리의 주담대가 늘고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올해는 발행에 나설 곳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지방은행 최초로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던 경남은행에 이어 BNK금융지주 계열의 부산은행도 발행을 계획한 바 있다. 또한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등도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고려했지만, 발행 계획을 구체화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은행처럼 외화 커버드본드 위주로 롤오버만 검토되고 있다.
최근 시장 금리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선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Matrix 통합(화면번호 4743)에 따르면 민평 3사 평균 기준 AAA 등급 5년물 커버드본드는 전 거래일 기준 4.382%로, 작년 말 3.475% 대비 90.7bp나 올랐다.
고정금리형 주담대는 최근 비중이 절반 이하로 내리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 4월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고정금리형 주담대는 47.8%로 변동형 주담대를 선택하는 비율이 52.2%로 역전됐다. 작년 말에만 해도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은 86.6%로 과반을 넘겼다.
앞서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중장기 고정금리형 주담대 수요와 당국의 고정금리 목표 비율에 대응하기 위해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니즈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은행권에서 커버드본드 발행을 미루는 사이 두 가지 유인 모두 약해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대출 한도의 민감도가 낮은 차주들은 변동형 금리를 택하고 있다. 주기형 주담대를 택해 대출 한도를 늘리려 해도 한도는 6억원에 막힌다. 6억원 한도를 전부 사용하려는 차주와 주담대 한도 5억원 미만 차주간 주기형과 변동형 주담대 선택지가 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출처: 금융위원회
커버드본드 투자 수요의 가늠자로 여겨지는 주택저당증권(MBS)에도 미매각이 나오며, 투자자들의 장기물 선호도도 최근 약해졌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지난 5일 주금공은 4천억원 규모의 MBS 발행을 위한 입찰에서 1년물은 3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와 200억원이 미매각됐다.
지난달 15일 MBS 5년물은 1천600억원이나 미매각됐다. 반면, 2년물과 3년물은 계획했던 수요보다 많은 물량이 유입되며 금리 구간별 수요 차이가 나타났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5년물은 시장에서 많이 찾지 않아 장기물 은행채도 발행 계획이 많지 않다"며 "최근 MBS도 미매각이 나오는 등 투자자 선호가 약한데,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금리가 일부 되돌려질 수 있어 이때가 발행 재개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mhan@yna.co.kr
한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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