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국내 증시가 8% 빠졌다가 다음 날 다시 8% 튀어 오르는 등 예측을 무색하게 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SK하이닉스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인버스 2X)' 상장지수펀드(ETF)가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9일) 개인 투자자는 신한자산운용의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를 803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개인 순매수 상위 3위에 해당하는 규모로, 지난달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상장한 이후 단일종목 인버스 상품이 개인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같은 날 정방향 레버리지 상품인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서는 각각 897억 원(순매도 4위), 586억 원(5위)의 개인 자금이 빠져나가며 대조를 이뤘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지난달 27일 상장 이후 이날까지 누적 개인 순매수 규모가 각각 2조 1천504억 원, 2조 259억 원으로, 코스피200·미국 지수 추종 상품 등을 포함한 국내 전체 ETF 가운데 개인 순매수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에서 가장 많은 개인 자금이 몰렸던 이 두 상품에서 동시에 매도 우위가 나타나고, 그 빈자리를 인버스 상품이 대신했다.
시장에서 곱버스를 활용하는 수요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주가 하락 자체에서 초과 수익을 노리는 수요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 속에서 펀더멘털 대비 주가 상승 폭이 과도하다고 판단한 공격적 투자자들이 진입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헤지' 수요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장기 성장성을 신뢰하는 투자자들은 본주는 그대로 들고 가되, 단기 과열 국면에서는 곱버스를 일부 편입해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
이런 곱버스 수요는 SK하이닉스 쪽으로 더 강하게 쏠리는 모습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 가운데, 신한자산운용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곱버스 상품을, 한화자산운용은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한 곱버스 상품을 각각 각각 출시했다.
그러나 상장 이후 이날까지 누적 개인 순매수는 SK하이닉스 곱버스가 1천336억 원으로, 삼성전자 곱버스(358억 원)의 약 4배에 달한다. 일별 변동 폭이 더 큰 SK하이닉스 쪽이 같은 투입 자금으로 더 큰 손익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등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펀더멘털과 무관한 수급적 변동성이 언제든 커질 수 있는 장세"라며 "반도체주 비중이 높은 개인투자자들이 본주를 팔지 않고도 손쉽게 변동성을 헤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 SK하이닉스 곱버스가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2배수 ETF는 음(-)의 복리효과로 인해 변동성이 큰 장세가 길어질수록 기초자산 등락률과 누적 손익 간 괴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할 부분으로 꼽힌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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