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빅3' 생명보험사 가운데 보수적이고 신중한 경영 행보를 보이던 교보생명이 달라졌다.
SBI저축은행 인수를 마무리 짓고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에 잇따라 등판한 가운데 인공지능 전환(AX)을 전사적 핵심 과제로 체질 개선에도 나서는 등 보기드문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는 금융지주사 체제 전환과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향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KDB생명 매각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으며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실사를 벌이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SBI저축은행 대주주 승인을 받은 후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본격적으로 다지는 모양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7년간 이어져 오던 풋옵션(특정 가격으로 장래에 주식을 팔 권리) 분쟁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을 털어내면서 금융지주 체제 전환 작업도 속도를 내면서 사업영역 확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하던 보험업계 M&A 시장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배경으로 꼽힌다.
예별손보의 전신인 MG손보는 과거 교보생명이 인수를 검토한 바 있다. 당시에는 건전성 우려 등으로 완주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예금보험공사의 최대 1조원 규모의 경영 정상화 자금 지원 방안 검토 등에 대한 계산기를 두드리며 손보사 라이선스 확보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 후에도 자본확충 부담을 덜 수 있어 매력도가 올라간 것이다.
약 17조원가량의 총자산을 보유한 KDB생명도 희소성 있는 생명보험사 매물이라는 점과 함께 산업은행이 증자를 통해 매수자의 부담을 낮추겠다는 의사를 비치고 있다. 작년 말 KDB생명에 5천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또한, KDB생명이 산업은행 계열사인 만큼 생산적금융 파트너로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산업은행의 네트워크와 정책금융 노하우를 통해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디지털자산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금융 인프라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 역시 신창재 회장의 미래 금융 의지와 맞닿아 있다.
AX에도 높은 관심을 가진 신 회장은 직원들의 기획안이나 보고서 내용을 생성형 AI의 답변과 직접 비교·분석할 정도로 기술 도입에 열성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AI보다 깊이 있고 창의적인 인사이트를 임직원들에게 주문하는 '피드백 경영'의 일환이다.
신 회장은 지난 4월 한국을 찾은 윤송이 프린시펄벤처파트너스 대표이사와도 면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표는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사장)에서 AI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로 변신했다.
교보생명이 국내 금융권 수준을 넘어 글로벌 AI 트렌드를 파악하고 접목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한편, AX 드라이브의 중심에는 신 회장의 장남인 신중하 상무가 있다. 전사AX지원담당을 맡은 신 상무는 교보생명의 디지털 및 AI 전략을 총괄 지휘하며 후계 구도 속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그간의 보수적인 색채를 벗어나 M&A와 디지털 혁신이라는 양대 축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외형 성장과 내실 있는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부 이윤구 기자)
[교보생명 제공]
yglee2@yna.co.kr
이윤구
yglee2@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