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스페이스X가 상장에서 또 하나 특이점은 이른바 비대칭적 지수 편입 이벤트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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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이스X 모시려 규제 갈아엎은 나스닥
스페이스X는 상장 직후 나스닥100 지수에는 편입되는 게 확정됐지만 미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는 편입이 불발됐다.
S&P500 지수를 관장하는 S&P 다우 지수는 기존의 지수 편입 규정을 예외 없이 유지하겠다고 지난 4일 발표했다. S&P500에 편입되려면 미국 증시에 상장 후 최소 12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야 한다. 또한 가장 최근 분기 이익과 최근 4개 분기 누적 순이익(GAAP 기준)이 흑자여야 하고 최소 10% 이상의 발행 주식도 시중에 유통돼야 한다. 스페이스X는 이 가운데 어느 요건도 만족시키지 못한다.
반면 나스닥은 스페이스X의 상장을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으로 제도를 개편했다. 올해 5월 1일 자로 발효된 나스닥의 새로운 지수 산정 방법론에 따르면 상장 첫 주 시가총액이 나스닥100 구성 종목 중 상위 40위 이내에 진입하는 기업은 상장 후 단 15거래일 만에 지수로 편입될 수 있다.
게다가 나스닥은 기존의 최소 유통 주식 비율 10% 요건도 완전히 폐지했다. 스페이스X의 실제 시중 유통 물량은 전체 주식의 3.75%(약 750억달러)에 불과하다. 나스닥의 신규 방법론은 전적으로 스페이스X 맞춤형이다.
◇ 나스닥100과 S&P500, 변동성 격차 더 커질듯
이같은 비대칭적 지수 편입은 스페이스X가 단순히 지수 하나에 편입되고 말고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S&P500 지수와 나스닥100 지수는 모두 선물시장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고 중심이 되는 주가지수 선물의 기초 자산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나스닥100은 S&P500보다 변동성이 큰 지수다. 역사적 변동성 측면에서 나스닥100의 연율화 변동성은 S&P500보다 약 1.2~1.5배 높게 기록되고 있다. 연율화 변동성은 일정 기간에 측정한 수익률의 표준편차를 연단위로 환산한 값이다.
두 지수의 변동성 차이는 선물 증거금 가격에서도 드러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기준 10일(현지시간) 현재 E-Mini 나스닥100 선물의 증거금은 4만3천47달러, E-Mini S&P500 선물 증거금은 2만9천10달러다. 선물 증거금 산출에서 가장 큰 요인이 변동성이다.
이에 더해 스페이스X가 나스닥100에만 편입됨에 따라 두 지수 간의 괴리는 더 커지게 됐다.
나스닥100에 속한 종목 중 약 80%는 S&P500에도 포함돼 있고 미포함 종목은 룰루레몬(NAS:LULU) 같은 군소 종목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두 지수는 통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되 진폭에만 차이가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스페이스X 같은 대형 종목이 나스닥100에만 자리 잡으면 변동성 차이가 역사적 수준을 벗어날 위험이 있다. 단기적인 선물 간 가격차(베이시스)가 벌어질 수도 있으며 이는 롱숏 전략의 헤지펀드를 비롯해 수많은 투자기관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만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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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히 적은 유통 물량과 감마 스퀴즈 리스크
나스닥100 지수 추종 자금의 유입을 노린 공격적 자금이 몰려들면서 단기간에 극도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스페이스X가 상장된 후 나스닥100에 편입될 때까지 15거래일이라는 기간이 있다. 이 기간 패시브 펀드가 사들여야 할 가중치를 고려해 스페이스X 주식을 선매수하려는 액티브 펀드의 움직임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스페이스X의 주가가 실제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상방으로 오버슈팅할 가능성을 의미하며 동시에 나스닥100에도 상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기계적 편입이 완료되는 7월 6일 전후로는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스페이스X와 나스닥100에 강력한 하방 압력이 작용할 수도 있다.
스페이스X의 유통 주식이 극도로 적은 점은 변동성에 더 강한 불을 지필 수 있다.
금융분석 플랫폼 스팟감마 분석팀은 "상장 이후 스페이스X 주식과 함께 개별 주식 콜옵션에 매수세가 불붙으면 콜 옵션을 매도한 마켓 메이커들은 델타 가중치를 맞추기 위해 극도로 좁은 유통 시장 안에서 스페이스X 실물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해야 하는 감마 스퀴즈 메커니즘과 마주할 수 있다"며 "개별 종목의 딜러 헤징 실패와 그에 따른 가격 발작은 나스닥100 자체의 일일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나스닥100 선물 시장의 호가 공백과 급격한 체결 오차(슬리피지)로 직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팟감마는 "스페이스X의 S&P500 편입이 지연됨에 따라 나스닥100 리밸런싱은 핵심적인 강제 자금 흐름의 요인이 됐다"며 "향후 S&P500에 스페이스X가 편입되면 14조달러 규모의 S&P500 추종 자금이 대대적으로 유입됨에 따라 더 큰 변동성이 촉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hjin@yna.co.kr
진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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