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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상장] "AI프리미엄이 1조달러?"…AI기업 몸값에 기준점 제시하나

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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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미국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상장을 앞두고 적정 기업가치가 어느 정도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가와 모닝스타 간 기업가치 평가액이 1조달러 가까이 차이가 나면서 인공지능(AI)사업에 대한 프리미엄이 기업 가치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스페이스X의 상장은 생성형 AI 기업의 시장 가치를 가늠하는 첫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상장을 준비 중인 오픈AI와 앤트로픽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스페이스X, 사실상 'AI기업'의 상장

10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모닝스타가 스페이스X의 적정 기업가치를 7천800억달러로 제시한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시장을 뒤흔들었다.

모닝스타가 제시한 기업가치는 스페이스X가 IPO 통해 인정받겠다는 목표치 1조7천500억달러의 절반 수준(약 5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모닝스타와 월가에서 바라본 스페이스X 기업가치가 1조달러가량 차이가 난 데에는 xAI 등 AI 사업에 대한 전망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모닝스타의 니콜라스 오웬스 애널리스트는 스페이스X의 재사용 가능 로켓의 비용 우위와 스타링크의 위성 규모를 강점으로 꼽으면서도 우주 데이터센터 같이 최근 인수한 AI 사업의 전망과 계획이 너무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xAI가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가장 유력한 경로는 우주 기반의 인프라를 통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 계획의 과학적, 경제적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며 현재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가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다.

반면 스페이스X 상장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정반대의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는 스페이스X의 AI 매출이 2030년까지 100배 성장할 것이라며, 현재 주력사업인 스타링크를 제치고 AI가 주요 수익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도 스페이스X 핵심 성장동력으로 AI사업을 꼽으며 스페이스X의 매출이 2040년 3조4천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봤다.

즉, 현재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 1조7천500억달러는 AI사업이 빠르게 성장한다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사실상 항공우주 사업 부문보다 AI 기대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I에 대한 높은 기대감 속 월가에서는 스페이스X가 제시한 목표 기업가치가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월가 유명 투자자인 배런 캐피탈의 론 배런 CEO는 스페이스X의 나스닥 데뷔를 앞두고 10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집했다. 그는 스페이스X가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수익성 높은 회사가 될 수 있다"며 기업가치가 향후 10~15년 내 10조~30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투자운용사 반에크도 "스페이스X 주식에 붙은 프리미엄은 회사가 훨씬 더 큰 미래 시장의 중심에 자리 잡을 가능성을 반영한다"고 진단했다.

빅테크들이 공격적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점 역시 시장의 AI 기대감을 이어가게 만드는 요인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최근 847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오라클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도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구축에 수백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래 시장 규모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한다. xAI의 생성형AI '그록'이 지속적인 조직 불안에 시달려온 데다 시장 영향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앤트로픽 등 경쟁자들을 이기고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가정이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것이다.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은 스페이스X가 지난해 약 49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IPO 기준 주가매출비율(PSR)이 90배를 웃도는 점에 주목하며 현재 시장의 기대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현재 AI주식의 대표격인 엔비디아의 PSR은 약 24배 수준이다.

'밸류에이션의 대가'로 꼽히는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의 애즈워스 다모다란 교수도 스페이스X가 IPO 서류에서 AI 부문의 총잠재시장(TAM)을 26조5천억달러 규모로 제시한 것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체적으로 기업가치를 추산한 결과 스페이스X의 적정 기업가치가 약 1조3천억달러 수준이라며 "수익성 확보가 가장 어려운 부문은 xAI"라고 진단했다.

◇ 공개시장서 첫 AI기업 가격표…오픈AI·앤트로픽에도 영향

이번 스페이스X IPO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향후 주요 AI 기업들의 상장 시 기준점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생성형 AI 시장을 대표하는 오픈AI와 앤트로픽 등은 모두 비상장 기업이다. 이들의 기업가치는 지금까지 벤처캐피털(VC)과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과정에서 산정한 가격에 기반해 있다.

오픈AI는 지난 3월 기업가치 8천520억달러를 기준으로 약 1천220억달러를 조달했고, 앤트로픽도 지난 5월 9천650억달러 가치로 650억달러를 조달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스페이스X IPO를 사모시장에서 형성된 AI 기업 가치에 대한 첫 공개시장 검증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상장 성적표는 향후 IPO에 나설 오픈AI와 앤트로픽의 기업가치 평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앤트로픽은 지난 1일 비공개로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오픈AI도 최근 비공개 IPO 신고서(S-1) 초안을 제출했다.

AI 기업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왔지만, 상장 과정에서는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각종 지표를 투자자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매출의 질과 수익성, 성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오픈AI는 지난해 연간 환산 매출이 약 200억달러에 도달했다며, 전년의 60억달러에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앤트로픽 역시 지난해 말 기준 약 100억달러 수준이던 매출이 지난 5월 470억달러까지 증가했다.

오픈AI는 올해 14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2030년 전후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앤트로픽은 2030년 이전에 플러스 자유현금흐름(FCF)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피치북의 해리슨 롤프스는 오픈AI에 대해 "지난 1분기 매출 1달러를 높이기 위해 2.22달러를 지출했다"며 "매출은 진짜지만 경제성은 망가져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AI사업에 대한 엇갈린 전망 속에서도 지금까지 스페이스X에 대한 시장 평가는 대체로 뜨겁다.

스페이스X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로 제시한 서류를 제출했다. 통상 기업이 공모가 희망 범위를 먼저 제시한 후, 수요 예측 뒤 공모가를 고정하는 것과 달리 이례적으로 기업이 고정 가격을 먼저 제시했다.

지난 4~5일 기관투자자 대상 투자설명회(로드쇼)를 진행했으며, 현재 투자 수요는 목표 물량 750억달러의 2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대 선임 연구원 파울루 카르방은 "AI열풍은 지금까지 사모시장이 자금을 공급하고, 가격을 결정해왔다"며 "이제 공개시장에서 그 가치가 유지될 수 있는지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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