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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상장] 테슬라 '머스크 프리미엄' 희석되나

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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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연합뉴스 사진 제공]

(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9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63배에 달한다.

현재 이익이 앞으로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투자자가 원금을 회수하는 데 363년 정도 걸린다는 의미다. 테슬라의 이익이 현재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셈이다. 세계 1위의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는 10배에 불과하다.

테슬라를 로봇 기업으로 분류하더라도 PER이 높은 것은 마찬가지다. 수술 로봇 '다빈치'를 만드는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PER은 52배 수준이다.

월가에서는 테슬라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두고 '머스크 프리미엄'이라고 표현한다. 문제는 오는 12일 스페이스X 상장을 계기로 이 프리미엄에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 테슬라 재평가되나…머스크 희소성 희석 가능성

월가 일각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이 그동안 테슬라에 집중된 머스크 프리미엄을 분산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머스크의 비전에 투자할 수 있는 대표 수단은 사실상 테슬라뿐이었다.

전기차 판매 실적보다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인공지능(AI) 사업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면서 테슬라는 자동차 업체와는 비교하기 어려운 밸류에이션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스페이스X 상장으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라운드힐 인베스트먼츠의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브 마자는 "스페이스X는 (테슬라보다) 투자자들에게 더 순수한 머스크 혁신 베팅 수단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인테그리티 자산운용의 조 길버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것은 테슬라에 긍정적일 수 없다"면서 "스페이스X는 투자자들에게 머스크 비전에 투자할 수 있는 또 다른 통로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BNP파리바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 주식의 약 40%(추정치)는 개인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 스페이스X가 상장될 경우 그동안 테슬라에 집중됐던 개인투자자 자금 일부가 스페이스X로 이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스페이스X 자체 사업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과 위성통신(스타링크) 사업에서 사실상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AI 인프라와 국방·우주 네트워크 시장의 성장 수혜까지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 전기차·로보택시·휴머노이드 로봇 시장보다 스페이스X의 우주·위성통신 사업이 더 높은 진입장벽과 경쟁우위를 보유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

BNP파리바의 제임스 피카리엘로 애널리스트는 "스페이스X IPO는 친머스크 성향의 개인투자자 기반을 분할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연합뉴스 사진 제공]

◇ 테슬라 주가의 촉매가 될 수도

반대로 스페이스X 상장이 테슬라에 새로운 매수세를 불러올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논리는 단순하다. 스페이스X IPO가 성공할 경우 투자자들은 이를 우주기업의 성공뿐만 아니라 머스크 프리미엄의 재확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공모 흥행과 상장 후 강세가 동시에 나타난다면 시장은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은 결국 성공한다는 기존 믿음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또 테슬라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충분히 미래지향적이라는 평가다. JP모건은 최근 테슬라의 장기 성장동력을 자동차가 아닌 로보택시, AI, 로봇에서 찾고 있다고 판단했다.

일부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를 사기 위해 테슬라를 매도하더라도, 반대로 더 많은 투자자가 '머스크 생태계'(Musk ecosystem) 전체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며 테슬라까지 함께 매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점차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테슬라의 옵티머스 로봇의 두뇌는 xAI가, 로봇은 테슬라가, 인터넷 연결은 스페이스X가 담당할 수 있다. 로보택시도 같은 구조로 두 회사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반도체 생산 공장 '테라 팹' 등 여러 측면에서 협업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머스크 생태계 측면에서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 모두 성장할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사업적 연계성 때문에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설도 거론된다.

테슬라 강세론자로 유명한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글로벌 기술 리서치 총괄은 "머스크는 AI 생태계의 더 많은 부분을 소유하고 통제하기를 원한다"면서 "궁극적인 목표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를 결합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이브스는 오는 2027년까지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을 80% 이상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테슬라의 주가는 스페이스X의 IPO를 앞두고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4월 337달러를 저점으로 이날 397달러선에 마감했다. 약 18% 올랐다.

적자인 스페이스X와 달리 테슬라가 흑자 기업이라는 점도 투자에 매력이다. 스페이스X의 올해 1분기(1~3월) 순손실은 42억8천만달러에 달했다.

마자 CEO는 "머스크의 관심이 여러 사업에 분산돼 있다는 우려는 이미 수년간 시장의 주요 위험 요인이었으며, 상당 부분 이미 테슬라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했다.

jwchoi@yna.co.kr

최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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