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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균의 주주자본주의] 초과이익이란 무엇인가?

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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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의 성과급 논쟁이 한국 사회의 큰 화두가 되었다. 노동조합이 회사 이익의 일부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이번 사안이 큰 화제가 된 것은 이익의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크기도 하고, 영업이익에 연동된 성과급 산정방식에 대한 노조, 경영진, 주주 간의 갈등 및 초과이익을 어디까지 공유해야 하는가에 대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논쟁이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투자 호황으로 올해부터 역사상 유례가 없는 수백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했다. 이후 노사는 향후 10년 간 영업이익의 12%를 재원으로 하여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하는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삼성전자의 선례로 인해 다른 업종과 기업의 노조들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정부 고위 관료들도 각자의 의견을 냈다. 정부 인사의 의견은 처음에는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초과 세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였지만, 이후의 논의는 기업의 "초과이익"을 근로자, 협력업체, 또는 국민들과 어떻게 나눌 것인가의 문제로 확대되었다.

이 문제는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이기에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논의는 "초과이익" 개념부터 제대로 정의되지 않고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부터 제대로 정의해야만 효과적인 논의가 가능하다.

자본시장과 기업에서 초과이익이라는 용어는 한 가지 의미로만 사용되지 않는다. 우선 자본시장의 투자업계에서 통용되는 초과이익(excess return)은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가 아닌 한 보통 비교대상 기준 수익률인 벤치마크 수익을 초과하는 수익을 의미한다. 펀드매니저가 벤치마크지수, 예를 들면 코스피지수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낸다면 그 차이가 초과수익이고, 이를 알파라고도 부른다. 단순히 돈을 버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펀드매니저가 역량을 발휘하여 같은 위험을 부담한 비교 대상보다 더 잘했는지가 중요하다. 비교대상 지수가 50% 오를 때 40% 오른 펀드는 절대 수익은 크지만 초과이익을 낸 것은 아니다. 펀드매니저의 성과보수는 이 초과이익에 기반하여 결정된다. 즉, 펀드매니저의 역량이나 기여와 무관하게 시장이 다 같이 올라서 낸 수익은 성과로 인정하지 않고 보상하지 않는다.

기업재무에서는 기업이 자본비용을 초과해 창출한 이익을 초과이익으로 보기도 한다. 기업가치평가의 대가인 뉴욕대학교의 다모다란 교수는 기업이 자본비용을 초과해 벌어들인 이익인 경제적 부가가치(EVA)를 초과이익으로 본다. 이 경우에도 단순히 이익을 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투하자본이익률(ROIC)이 자본비용(WACC)보다 높아야만 초과이익이 창출된다. 투하자본이익률을 계산할 때의 이익(NOPAT)은 임직원, 공급업체 등 이해관계자에게 대가를 모두 지급하고 정부에 지급하는 세금까지 제한 후 채권자와 주주에게 귀속되는 이익이다. 그 이익이 채권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타인자본비용과 주주에게 지급해야 하는 최소한의 요구수익률인 자기자본비용을 넘어서야만 초과이익인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영진이 기존에 사용했던 EVA 기준의 성과급 산정방식이 이 개념에 근거한다.

그러나 이번 논의의 주요 참여자들은 벤치마크나 자본비용에 대한 인식 없이 평상시보다 훨씬 큰 이익이 발생한 경우 이를 초과이익이라고 보는 것 같다.

어떤 개념의 초과이익을 바탕으로 이 문제를 논해야 하는지는 사안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직원 성과급의 기준으로 초과이익을 논한다면 첫 번째 벤치마크 개념이 가장 적합하다. 성과급은 말 그대로 성과에 대한 보상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직원의 능력과 노력으로 경쟁사나 산업 평균보다 더 나은 결과를 냈는지가 중요하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좋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모두 함께 큰 이익을 냈다면 그 이익 전체를 직원의 성과로 보기 어렵다. 물론 같은 호황에서도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더 좋은 고객을 확보하고, 더 좋은 가격을 받은 기여는 있을 수 있다. 그 부분은 성과급으로 보상할 수 있다. 그러나 산업 전체의 호황으로 발생한 이익까지 근로자의 몫으로 보기는 어렵다. 물론 벤치마크 기준으로 하더라도 EVA가 발생한 경우에만, 즉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정당한 또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몫은 지급한 후의 이익만을 성과급 재원으로 쓰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따라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경우처럼 단순히 영업이익에 정률로 연동된 방식의 성과급 지급은 합리적이지 않다.

사회적 배분을 논하기 위해서도 초과이익의 정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AI 인프라 확산으로 특정 산업에 막대한 이익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국가의 인프라, 교육, 세제 지원, 전력망, 협력업체 등의 생태계가 기여했을 수 있다. 이러한 기여에 대해 다른 형태의 이익 공유가 아닌 소위 초과이익의 배분이 과연 합당한지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초과이익을 먼저 정의해야 한다. 단순히 평시보다 큰 이익을 초과이익으로 보는 것이 합당한가, 아니면 EVA로 봐야 하는가, 산업 평균(벤치마크) 이익률 대비 초과분인가, 이런 정의를 명확히 해야 논의가 진전될 수 있다.

사회적 배분을 논의하기 위한 초과이익은 EVA로 보는 것이 가장 합당할 것 같다. 왜냐하면, 자본비용 또는 투자자들의 요구수익률을 고려하지 않은 평시보다 많은 이익이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은 자명하고, 벤치마크 대비 수익 역시 자본비용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초과이익의 사회적 배분 기준으로 삼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따라서 배분을 논해야 한다면, 최소한 기업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정당한 몫이 지급되고, 주주에게는 최소한의 요구수익률만큼은 귀속되고 난 이후의 이익인 EVA 기준 이익을 초과이익으로 정의하는 것이 가장 합당해 보인다.

개념 정의 후 더 중요한 문제는 초과이익은 원래 누구의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배분 의사결정의 주체 및 절차다. EVA 기준 초과이익이 누구의 것인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재무제표와 자본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기업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매출에서 임직원, 공급업체 등에게 지급해야 할 몫을 지급한 후에 영업이익이 산출된다. 여기서 이자 비용 등의 비용과 법인세를 차감하면 순이익이 된다. 주주를 제외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모든 대가를 지급하고 남은 순이익은 전액 주주에게 귀속되는 몫이다. 초과이익은 개략적으로 보면 순이익이 주주의 자기자본비용을 넘어설 때만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원래 초과이익이라는 것은 전액 주주의 몫이다. 이를 주주가 회사의 잔여청구권자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재무상태표 또는 자본구조 상으로도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하고 남는 몫이 자본, 즉 주주의 몫이며, 순이익은 이 자본에 쌓여 주주의 몫이 커지거나 배당 등 주주환원을 통해 주주에게 직접 귀속된다.

순이익이 전부 주주의 몫이라는 것은 상식임에도 간혹 이것이 법이나 경제적 실질과는 괴리된 회계적인 구분일 뿐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의 자본주의 국가에서 법과 제도를 통해 확립된 자본시장 기본구조에 속하는 개념이다. 역사적으로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복식부기가 정착되고 고정청구권과 잔여청구권이 구분되며, 대규모 자본조달 필요와 장기 사업의 위험 분담 요구 속에서 주식회사 형태가 확립되었고, 그 과정에서 주주가 잔여지분을 갖는 현대적 자본구조가 확립됐다. 그리고 이는 각 국가의 회계기준과 법을 통해 확립된 제도로 기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상법 제446조의2에서 회사의 회계가 "일반적으로 공정하고 타당한 회계관행"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이를 시행령과 외부감사법, 회계기준 등으로 구현함으로써 법규범으로 기능을 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초과이익이 전부 주주의 몫이기 때문에 근로자에게 높은 성과급을 지급하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니다. 성과급은 기준이 뭐가 됐든 어차피 주주가 당장 가져갈 수 있는 몫을 줄이면서 주는 것이다. 기준만 합리적이고 명확하다면, 그리고 이익이 발생한 후 사후적으로 쟁의를 통해 지급받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합당한 절차를 통해 승인된다면, 그 규모가 크든 작든 관계없이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업가치와 주주가치의 제고는 우수한 인재를 유치해 근로 의욕을 높이고 회사 전체의 생산성을 높여야 이루어지기 때문에 임직원에 대한 성과급 지급이 주주에게 무조건 손해인 것도 아니다. 특히 반도체 산업처럼 인재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 변화의 주기가 빠른 산업에서는 합당한 성과급 지급의 필요성이 더 클 수 있다.

사회적 배분 역시 마찬가지다. 초과이익은 주주의 몫이기 때문에 회사의 협력업체나 국민들과 나눠서 안 된다는 건 아니다. 협력업체나 그 임직원이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한다면 협력의 질이 낮아질 수 있고 따라서 회사의 사업에 악영향을 끼쳐 주주가치에 손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협력업체가 기여한 성과의 측정 및 합당한 대가의 지급이 필요하다. 특히 대기업이 중소 협력기업의 이익을 최대한 쥐어짜는 우리나라의 관행상 이런 문제 제기와 해결이 필요하고 이것이 기업에 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정부와 국민 역시 직간접적으로 특정 기업의 초과이익에 기여한 부분이 분명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부와 국민은 초과이익의 공유를 제도의 틀 안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반도체 기업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이익 증가분만큼 정부가 국민의 연금소득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이익을 공유하거나 아니면 정부 또는 국민이 직접 이들 기업의 주주가 되어 주가 상승 또는 배당으로 이익을 공유받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정부에서 정치적 책임 하에 법인세율을 높여 증가한 세수를 통해 이익을 국민과 공유하는 방식 등이 정공법일 것이다.

다만 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이익배분 주체는 초과이익의 주인인 주주로부터 경영과 의사결정의 권한을 위임받은 기업의 이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사회가 이익의 배분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주주가치와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지 여부를 판단하고, 어떤 방식과 규모로 배분할지를 합리적으로 결정하여 이를 주주들에게 성실하게 설명하고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면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설명이 납득이 된다면 주주들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나, 설명이 부족하거나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면 주주들이 이사회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이사회가 스스로 결정할 자신이 없으면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받으면 될 것이다.

이 문제가 합리적인 법규범과 제도에 근거해서 논의되는지, 그리고 법제도 상 정당한 주체가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지는지 여부에 따라 국내외 투자자들이 한국 자본시장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한국이라는 국가의 신인도가 달라질 것이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

장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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