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코노미스트 분석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취임 후 첫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16~17일)에서 금리 인하 카드는 완전히 테이블 위에서 치워질 것이라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하반기 연준이 금리를 움직여야 한다면 방향은 '아래(인하)'가 아니라 '위(인상)'가 될 확률이 높다"며 "언젠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배드 뉴스를 알려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워시 의장은 당분간 통화정책 결정을 뒤로 미룬 채 점도표와 포워드 가이던스 폐지 등 연준 내부 소통 방식 개혁에 집중하며 시간을 벌려 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연준 수장으로 취임한 워시는 임기 시작과 동시에 사상 최악의 '진퇴양난'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던 '금리 인하'의 경제적 명분이 경기과열과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완전히 소멸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뜨거운 고용 시장 ▲증시 과열과 성장률 ▲이란 전쟁발 유가 쇼크 등을 미국 경제의 과열지표로 제시했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월평균 18만8천 명 급증했으며 이는 이민자가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노동력 증가 추정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또한 트럼프 정부의 감세 조치에 따른 유동성과 인공지능(AI) 열풍이 결합하면서 뉴욕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 근처에 머물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실시간 예측 모델(GDP나우)은 올해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을 연율 3.0%로 추산할 정도로 성장률도 좋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폭등하면서 연준이 타깃으로 삼는 물가상승률(PCE 기준)은 3.8%까지 치솟았다.
통상 중앙은행은 일시적인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용인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이미 5년 연속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
고물가가 대중의 기대인플레이션으로 고착화되면 유가에서 시작된 불씨가 경제 전반의 연쇄적인 물가 급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워시 의장이 내세웠던 'AI 기반 금리 인하론'도 퇴색되고 있다.
AI가 생산성을 향상시켜 물가상승률을 둔화시킬 거라는 그의 주장과 달리 AI 열풍에 따른 폭발적인 데이터 센터 건설 붐은 주식 시장의 광풍을 낳았고, 이는 미국인들의 자산 효과(Wealth effect)를 자극해 투자 및 소비를 더욱 부추기며 인플레이션을 가속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연준 내부의 동료 이사들도 잇따른 공개연설을 통해 "경제학 원론상 AI가 생산성을 높인다면 기업들의 투자와 소비 성향이 강해지기 때문에 금리는 내려가는 게 아니라 올라가야 맞다"며 워시 의장의 논리를 반박했다.
워시 의장이 반드시 설득하고 지지를 얻어야 하는 FOMC 투표 위원 중 약 절반이 이미 이 같은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상태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워시 의장이 공언한 양적 긴축(QT) 방안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양적긴축과 금리인하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을 두고 "방 안의 온도를 맞추기 위해 히터와 에어컨을 동시에 틀어놓는 꼴"이라고 비유했다.
워시 의장은 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 과열을 막는 방패막이로 QT를 쓰겠다고 공언했으나, 시장은 오히려 QT가 집행되는 순간 이를 향후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전조(시그널)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워시 체제의 연준이 아무리 강력한 QT를 단행하더라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장기 채권 금리가 오르지 않는 치명적인 정책적 모순이 발생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