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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성과급'에 정부 제동거나…초과이윤 논쟁 지속

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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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정부가 최근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영업이익 N% 성과급'에 대해 주주총회 승인 의무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단순한 노사 문제를 넘어 한국 경제의 새로운 분배 질서를 둘러싼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표면적으로는 주주 권익 보호와 기업 경영 안정성 확보가 이유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호황이 만들어낸 초과이윤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가에 대한 정부의 문제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노사가 각각 영업이익의 10% 안팎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데 합의하면서 산업계는 거대한 파장에 휩싸였다.

자동차와 조선, 플랫폼 업종 노조까지 잇따라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노조는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의 30%를 요구하고 있고 HD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영업이익 30% 배분을 임단협 핵심 요구안으로 내걸었다.

카카오 노조도 영업이익의 13~15% 수준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노동계 입장에서 이런 요구는 자연스럽다.

AI와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기업 이익이 급증했는데 성과를 만들어낸 노동자 역시 정당한 몫을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직원들이 받은 수억원대 성과급은 다른 업종 노동자들에게도 강한 자극이 됐다.

정부가 주목하는 지점은 다른 곳에 있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사전에 떼어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기업의 이익 처분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 상법 체계에서 기업 이익은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이나 적립, 투자 등의 형태로 사용처가 결정된다. 하지만 노사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사실상 선점하는 구조가 일반화되면 주주의 의사결정 권한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가 주총 승인 의무화 카드를 검토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노사가 합의하더라도 최종 판단은 기업 소유주인 주주가 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기업 초과이윤 배분 논란과 관련해 "노동자의 기여도 있고 회사 투자자의 몫도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한국에서 영업이익 일부를 떼어 배분하라는 사회적 압력이 있다면 해외 유력 기업이 투자하는 것이 망설여지지 않겠느냐"고 말한 대목은 정부의 인식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이는 초과이윤의 사회적 환원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부는 최근 AI 산업 성장으로 발생하는 초과세수를 국민과 공유하는 방안, 이른바 국민배당금 논의를 공개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기업의 이익과 국가 재정은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정부가 보는 핵심은 노동자의 몫을 인정하되 기업의 투자 여력과 주주의 재산권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이 800조원 안팎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 산업계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경우 기업 경영 전반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논란을 초과이윤 분배의 기준을 둘러싼 첫 번째 충돌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과거 성장기에는 기업이 이익을 내면 투자와 고용을 통해 과실이 확산됐지만, 초거대 기술기업과 반도체 기업이 등장한 지금은 이익 규모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며 "그만큼 누가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를 둘러싼 갈등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결국 정부가 'N% 성과급' 논란을 바라보는 시선은 노사 갈등 차원을 넘어선다.

AI 시대 초과이윤의 분배 원칙을 어디에 둘 것인지, 그리고 노동과 자본의 균형점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논의가 시작됐다는 의미에 더 가깝다.

앞선 관계자는 "주총 승인 의무화 논의는 그 첫 번째 제도적 답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소액주주들로 구성된 투자자보호연합회 소속회원들이 6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기업 사측과 노조의 'N% 성과급' 합의 반대 및 '투자자보호원'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2026.6.6 cityboy@yna.co.kr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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