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전 세계 초부유층의 자산 증식 속도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빨라지면서 이들이 보유한 자산 총액이 20조 달러(약 3경 원)를 돌파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미국 현지 시각) 보도했다.
인공지능(AI) 열풍이 낳은 거대 '슈퍼스타 기업'의 부상과 부유층에 유리한 세제가 맞물린 결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스페이스X 상장과 동시에 역사상 첫 '조(兆)만장자(Trillionaire)'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문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는 연구기관인 국제조세조치연합의 가브리엘 주크만 소장이 계산한 결과, 전 세계 억만장자(Billionaire)들의 자산 총액은 20조1천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세계가 1년 동안 생산하는 총 산출량(글로벌 GDP)의 약 5분의 1(20%)에 육박하는 액수다.
15년 전인 2011년 이들의 자산 합산액은 4조5천억 달러였고, 2024년엔 14조2천억 달러였다.
2024년과 비교하면 불과 2년 사이에 부자들의 자산이 40%가 폭증하며 부의 집중도가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부자들의 초고속 자산 증식의 일차적인 원인으로 'AI 붐'을 지목했다.
엔비디아(NYS:NVDA)와 애플(NAS:AAPL), 마이크로소프트(NAS:MSFT), 알파벳(NAS:GOOGL), 메타(NAS:META), TSMC(NYS:TSM) 등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소수의 테크 공룡 기업에 수조 달러의 자본 투자가 집중되었고, 그 결실을 창업자와 초기 투자자들이 독식했다는 것이다.
순자산 1천500억 달러를 넘어선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대표적이다.
특히 오는 12일 뉴욕 증시 상장(IPO)을 앞둔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이 같은 부의 집중을 실시간으로 증명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의 상장 첫날 예상 기업가치는 역사상 최대 규모인 1조7천7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스페이스X 지분 42%를 보유한 머스크는 이번 상장과 동시에 지구 역사상 최초의 '조만장자(Trillionaire)' 지위에 오르게 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연간 경제 산출량이 1조 달러를 넘는 국가가 단 21개국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부의 독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식 시장은 억만장자들의 자산을 불려주는 거대한 연금술 연단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상위 1%의 부유층이 전체 주식의 절반(50%)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약 13만5천 가구에 불과한 상위 0.1%가 보유한 주식 가치는 총 13조7천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미국 하위 90%에 해당하는 1억1천500만 가구가 가진 주식 자산 총액(7조 1천억 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일반 대중이 은퇴 연금(401k)을 통해 주가 상승의 온기를 조금 나누는 사이 최상위 가구는 자산 증식의 과실을 통째로 가져간 셈이다.
데이비드 오터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 교수는 "시장을 지배하는 '슈퍼스타 기업(Superstar firms)'이 노동조합의 협상력 약화, AI 및 자동화를 통한 노동자 대체,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무기로 노동자가 아닌 자본가(소유주)에게만 금융적 보상을 몰아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감세 정책도 부의 양극화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는 부유세 도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지난주 파리에서 열린 세계 불평등 중앙회의에서 프랑스, 독일, 영국, 브라질 등이 부유세 도입을 진지하게 논의한 데 이어, 미국 내에서도 구체적인 법제화 움직임이 시작됐다.
미국 내 억만장자가 가장 많이 사는 캘리포니아주(200여 명 거주)에서는 오는 11월 대선과 함께 '2026년 억만장자 세법(Billionaire Tax Act)'이 주민투표 안건으로 부쳐진다.
이 법안은 억만장자의 순자산에 대해 1회성으로 5%의 부유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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