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한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을 강하게 규탄하고 대만해협 안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EU 정상들과 마주 앉은 자리에서 북한과 러시아를 동시에 겨냥한 메시지가 공동성명에 담기면서 한국 외교의 좌표가 보다 선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측은 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 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제삼자의 지원, 특히 북한의 지원을 규탄한다"며 "러시아와 북한 간 불법적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이 EU와 함께 북러 군사협력을 정면 비판하는 공동 입장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양측은 러시아와 북한이 유엔 헌장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우크라이나 복구와 재건 지원 의지도 재확인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표현이 이어졌다.
한국과 EU는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상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협정을 준수하고 추가의정서를 발효해야 한다는 요구도 담겼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대목은 대만 문제다.
양측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현상 변경을 위한 일방적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EU가 최근 수년간 대만해협 문제를 글로벌 안보 이슈로 다루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역시 이에 보조를 맞춘 셈이다.
중동 문제도 공동성명의 주요 의제였다.
양측은 최근 중동 전쟁과 관련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와 안전한 통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민간인 보호와 국제법 준수를 촉구했다.
외교·안보 현안 못지않게 경제협력 확대도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였다.
한국과 EU는 무역과 투자, 공급망, 디지털, 첨단기술, 에너지, 혁신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경제안보와 산업정책 협력을 위한 '한-EU 고위급 경제대화' 신설을 지지하기로 하면서 경제 분야 협력 틀도 한 단계 격상됐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국과 EU가 공급망 안정과 첨단산업 협력 파트너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가 최근 우려를 제기해온 EU의 철강 수입쿼터 축소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문제도 의제에 올랐다.
양측은 글로벌 철강 과잉생산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이어가고 탄소국경조정조치를 비롯한 산업정책과 규제 입법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다만 철강 쿼터나 탄소국경세와 관련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향후 협의를 통해 접점을 찾겠다는 원칙적 수준의 합의에 그쳤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사전 브리핑에서 "EU와의 정상회담에서 최근 EU가 추진하는 철강관세 쿼터 (축소) 문제와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규제입법이 새로운 무역장벽이 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산업정책, 순환경제 및 에너지 집약산업에 대한 탄소국경조정조치를 비롯한 각자의 입법 및 정책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한다"고 설명했다.
(브뤼셀=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이사회 본부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즐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2026.6.11 xyz@yna.co.kr
jsjeong@yna.co.kr
정지서
jsjeong@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