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김학성 기자 = 14년 만에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외국환은행에 대한 외환공동검사에 나서자 현물환시장 거래량이 석 달 만에 최저로 감소했다.
당국이 '고객의 주문보다 큰 규모의 일방향 거래'를 직접 거론한 만큼 시장 참여자들이 평소보다 소극적으로 거래에 임한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96억9천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시간대 거래량이 100억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 3월 20일 이후 약 석 달 만이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량(166억달러)과 비교해도 40% 넘게 줄었다.
시장 참여자들은 지난 7일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 이후 주 초반부터 당국발 강한 구두개입이 있었던 데다 전일부터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외환공동검사에 착수하자 외은발 비드가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두 기관은 '외환시장 안정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가 있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14년 만에 서면·실지검사에 나섰다.
재경부는 점검 대상 거래의 구체적인 예시로 '시장 기능을 교란하거나 가격발견 과정을 방해할 의도로 거래', '고객에게 불리하게 가격을 변동시키려는 의도로 특정 시점에 고객의 주문보다 큰 규모로 일방향 거래'를 언급했다.
초기 검사 대상은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국환은행 현물환 거래에서 외은지점이 차지한 비중은 45.5%였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항상 비드 쪽에 이름이 보이던 곳들이 오퍼에서도 보인다든지, 조심스럽게 사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 같다"며 "당국을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시장에서는 거래 위축 우려와 별개로 주문 처리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점검할 필요성은 있었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현물환 거래량 감소가 가격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커스터디 은행들은 고객의 환전 수요를 집행하는 역할인데 검사 대상이 거론되면서 시장 전반이 위축된 분위기"라며 "특정 시간대에 거래가 몰리는 것은 대규모 주식 결제와 고객 주문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시장 참여자들이 혹시라도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에 거래를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라며 "실제로 현물환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이어 "외국인 주식 매도에 따른 환전 수요는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시장 유동성까지 줄어들 경우 오히려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모 금융기관 고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한 달 누적으로 나오던 외국인 주식 매도 규모가 이제는 하루 만에 몇조원씩 쏟아지니 커스터디 은행들의 환전 물량도 급증했다"며 "대규모 고객 주문이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는 현상 자체는 시장 구조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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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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