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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리카 "거래소 중복상장 대책, '신규 금지'로는 역부족"

2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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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LG화학과 영풍 등을 상대로 굵직한 주주관여 활동을 벌이며 국내 자본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 싱가포르계 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Metrica Partners)가 한국거래소의 '쪼개기 상장' 규제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신규 모자회사 중복 상장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인 '이미 굳어진' 기존 중복 상장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까지 거래소가 직접 압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메트리카에 따르면, 데미안 에드워즈 메트리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연합인포맥스에 보내온 서한을 통해 "최근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추진 중인 모자회사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는 환영할 만한 발전"이라면서도 "이는 향후 발생할 신규 상장(Flow)만 통제할 뿐, 현재 시장 밸류에이션을 짓누르고 있는 주원인인 기존 중복 상장 주식(Stock)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최근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알짜 자회사 분리 상장 시 모회사 일반 주주의 동의를 의무화하는 등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가이드라인을 두고 막바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메트리카 측은 당국의 이러한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시야를 '기존 상장사'로 넓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트리카파트너스에 따르면 한국 증시에서 중복 상장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반면 과거 한국과 유사한 상황이었던 일본은 도쿄증권거래소(TSE)의 지속적인 노력에 힘입어 이 비중을 4% 수준까지 크게 낮췄다.

에드워즈 CIO는 "대기업이 매력적인 알짜 자회사를 상장시키면 투자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자회사로 이동한다"면서 "규모가 더 크고 애널리스트들의 분석도 집중되면서 기존 모회사는 가치가 심하게 훼손된 '껍데기(stub)'로 전락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메트리카파트너스가 집계한 '상장 자회사 대비 모회사 주가의 할인율' 명단에 따르면 주요 상장사들의 저평가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영풍의 할인율이 88.3%로 가장 높았으며 심텍홀딩스, 세로닉스, 일진홀딩스, 코오롱, 원익, DB, 대덕, 코스맥스비티아이, 효성 순으로 할인율이 컸다.

에드워즈 CIO는 한국거래소가 단순히 상장 문턱을 높이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도쿄증권거래소의 선례처럼 기존 구조를 적극적으로 타파할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거래소를 향해 세 가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했다.

우선 중복 상장에 대한 투자자 관점의 보고서를 발간하고, 모회사 및 자회사의 이사회(특히 독립이사)가 이중 상장 구조를 유지하는 이유를 정기적으로 소명하도록 요구할 것을 주장했다.

아울러 모회사와 자회사 간의 부의 이전이 투명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그룹 내 거래 및 계약 조건에 대한 공시를 강화하고 소수 주주 지분 매입, 재합병,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이해상충 문제를 완전히 해소한 기업들을 거래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부각해 시장의 보상을 받게 하라고 주문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기업이 오히려 시장에 해명해야만 하는 환경을 조성하라는 의미다.

에드워즈 CIO는 "신규 상장을 막는 것은 내일의 홍수를 막을 뿐, 이미 방 안에 가득찬 물을 빼내지는 못한다"면서 "국내 주식시장 규모의 5분의 1이 이러한 기형적 중복 상장 구조에 갇혀 있는 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문제를 고치기보다 방치하기로 한 대가로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트리카 파트너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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