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연초까지 투자자금을 빠르게 빨아들였던 금 투자 열기가 식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 금값이 온스당 4천200달러를 하회하며 연중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가운데, 은행권 골드뱅킹 잔액도 6개월 만에 2조원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3곳에서 취급하는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9일 기준 2조145억원까지 줄었다.
올해 1월에는 금값 상승세를 타고 한 달 만에 5천억원 넘게 늘며 2조4천434억원까지 몸집을 키웠지만, 이후 흐름은 빠르게 꺾였다. 금값 조정에 따른 평가액 하락 영향이 겹치면서 지난 2월 2조3천522억원, 지난달 말 2조648억원으로 낮아졌다. 고점이던 1월 말과 비교하면 넉 달 만에 3천700억원가량 줄었다.
최근 금 가격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며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연내 금리 인상 경계감이 커졌다.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유가 상승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이러한 시장의 경계는 가격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귀금속 스팟 일별 추이(화면번호 6455)에 따르면, 지난 10일 금 현물 가격은 뉴욕 종가 기준 온스당 4,071.86달러까지 내려앉았다. 하루 새 189.26달러 급락하며 4천달러선 붕괴 가능성도 열렸다. 금 가격이 4천달러 수준까지 밀린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올해 들어 쌓아 올린 상승분도 모두 반납했다. 금 현물 연중 최고가는 지난 1월 29일의 5,598.29달러였다.
조정 속도도 가파르다. 금 현물가는 지난 3월에도 중동 지정학적 긴장과 인플레이션 우려,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맞물리며 18일부터 3거래일간 11.99% 급락한 바 있다. 다만 이후에는 온스당 4천500달러 수준을 지지선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왔으나, 지난주 후반께 이를 이탈한 뒤 낙폭이 다시 확대됐다. 이번 주 들어서만 7% 넘게 밀리며 4천달러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내려왔다.
하방 압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이번 여름 내내 폐쇄된 상태를 유지할 경우 금 가격이 온스당 3천500달러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저가 매수 전략에 대해서도 중동 지역의 긴장이 재차 고조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있을 경우에만 유의미하다고 짚었다.
다만 금 투자 수요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잔액은 2월 이후 줄곧 감소하고 있지만, 같은 기간 3개 은행의 골드뱅킹 계좌 수는 4천374좌 늘었다. 금값 조정으로 평가액이 낮아지는 가운데서도 일부 투자자는 저가 매수나 분할 진입 기회를 살피는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가에서도 조정 국면을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은 남아 있다. LS증권은 하반기 전망에서 귀금속 투자전략으로 '바이 더 딥'을 제시하며, 중앙은행 매입과 금리 전망 변화에 따른 ETF 자금 흐름이 향후 금 가격의 주요 변수로 봤다.
다만 최근처럼 긴축 경계와 달러 강세 압력이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가격 반등 신호가 확인돼야 골드뱅킹 수요도 본격적으로 되살아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값 하락 이후 고객들의 관심도가 예전보다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계좌 수 증가세도 많이 둔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가 매수를 노린 수요가 남아 있더라도 금값 반등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야 골드뱅킹으로의 관심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gepark@yna.co.kr
박경은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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