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얻을 효용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는 반대로 경제와 금융시장 곳곳에서 곪고 있는 환부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도 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가 커지는 중인 데다 달러-원 환율이 1,560원까지 오르면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도 다시 들썩이고, 여기에 코스피 지수의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위아래 변동성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과 코스피 등의 자산 가격 상승은 대출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한은의 통화정책 목표인 금융 안정과도 직결된다.
출처 :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달마다 발표 중인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지난 4월 2.9%에서 5월 2.8%로 소폭 꺾였지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어 언제 다시 튀어 오를지 모른다. 주택가격 전망 CSI도 지난 3월 96으로 바닥을 치더니 5월에 112로 2달 연속 오름세다. 장기 평균치가 107이라는 점에서 다시 부동산시장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달러-원은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1,560원을 한때 상향 돌파했다. 이후 당국의 구두 개입과 경계 매물로 1,510원대까지 낮아졌지만, 공항 등에서 달러 매입 환율이 1,620원을 넘어선 곳도 나오고 있어 여행객과 유학생의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출처 : 한국은행
코스피 지수도 무척 변동성이 커진 양상이다. 월초 8,933까지 오르며 곧 9천선 진입을 앞두고 있다가 일주일 만에 7천400선까지 급락하며 요동쳤다. 코스피의 급락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붐의 고점론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의 강력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데다 예상보다 탄탄한 미국의 고용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를 키운 여파다. 여기에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을 가속했다. 개미들의 빚투 규모를 측정하는 핵심 지표인 신용융자 잔고는 이달 초 38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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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해외 중앙은행 중 금리 인상에 나선 곳이 많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인플레이션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5월까지 세 차례 연속 25bp씩 인상했으며 현재 기준금리가 4.35%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달과 9월에 25bp씩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유는 물가다. 일본은행(BOJ)도 이달 열리는 통화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로 25bp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30년 만에 최고치다. 일본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월 2.5%에서 4월 2.8%로 확대됐다.
출처 : 구글 제미나이
최근 달러-원 환율 급등으로 국내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이 급증한 점도 문제다. 환율이 급등하면 외화자산을 새로 늘리지 않아도 원화 환산액이 커지면서 RWA가 불어나며, 이는 신규 대출 등 쓸 자본 여력을 줄게 한다. 외화자산 익스포저가 큰 은행은 환율 100원 상승 시 RWA가 6조가량 늘어나고, BIS 비율이 25bp가량 줄어든다고 한다. 이는 원화 약세 덕분에 나타나는 수출 증대라는 경제적 긍정 효과를 금융 쪽의 부정적 효과가 상쇄할 수 있는 셈이다. 또 현재 국내 주식과 채권에 대한 외국인 보유가 많이 늘어난 상태여서, 원화 약세가 멈추지 않는다는 우려가 자극되면 외국인 투자자의 추가 자산 매각도 부추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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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물가와 성장 흐름을 볼 때 향후 적절한 시기에 인상할 필요가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만일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보자. 특히 중동 사태가 곧 끝날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먼저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현재의 달러-원 상승세에는 더 탄력이 붙을 위험이 있다. 또 부동산 시장이나 증시 등의 자산시장에 대해 아무런 경고도 하지 않는 것은 현 상황을 용인하겠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결국 금리 인상이라는 고통스러운 처방을 통해 자산 버블과 부채 관리 등에 나서지 않는다면 물가가 더 오르게 된다. 신 총재의 다음 결정이 있을 금통위 회의는 7월 16일이다. (선임 기자)
liberte@yna.co.kr
이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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