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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디지털채권(Digitally Native Bond)이 다양한 업권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올 초 미래에셋증권을 시작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 한국주택금융공사에 이어 KB국민은행까지 발행 대열에 합류하면서 증권사와 민간기업, 공기업, 은행권 최초의 디지털채권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중은행으로의 확산에 주목하고 있다.
보수적인 시중은행의 진입은 단순한 자금 조달 실험을 넘어, 향후 예금·대출 등 다양한 상품군을 토큰화하는 '온체인 금융'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됐음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외연 넓히는 디지털채권, 발행 주체 다변화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1억달러 규모의 사모 디지털채권 발행을 위한 프라이싱(pricing)을 마쳤다.
트랜치(tranche)는 2년 변동금리부채권(FRN)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에 40bp를 더했다. HSBC가 단독 주관했다.
한국물(Korean Paper) 디지털채권이 나온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올 초 미래에셋증권을 시작으로 반년여 만에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주금공, KB국민은행까지 다양한 업종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모두 사모 발행 형태로, 투자자 수요에 대응해 만기와 발행 통화 등은 달랐지만 채권 발행시장에서도 블록체인 기술 혁신이 꾸준히 시도되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채권은 발행부터 유통, 관리 등의 전 과정을 블록체인 기술 위에 올린 '온체인(On-chain)' 자산이다.
예탁결제원 등 중개 기관의 개별 장부에 기록되는 기존의 오프체인(Off-chain) 방식과 차이를 보인다.
디지털채권은 분산원장(DLT) 기술을 활용해 24시간 실시간으로 거래를 기록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허무는 것은 물론, 정산 과정의 파편화를 제거해 결제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결제 기한 또한 단축됐다.
통상 한국물은 프라이싱 후 결제까지 5영업일 정도가 소요되지만, 최근 발행되는 디지털채권은 블록체인 기술 등에 힘입어 3영업일 만에 납입 절차가 마무리되고 있다.
◇가상 실험 끝났다…디지털채권으로 온체인 실전
KB국민은행의 발행은 전통 금융의 주요 주체로 꼽히는 은행까지 디지털채권 조달 행렬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은행의 경우 금융업 전반에 펼쳐진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군을 온체인 금융으로 올릴 수 있는 핵심 플레이어다.
이에 국내 시중은행들도 블록체인 도입 등을 두고 속도를 냈으나 아직은 신원인증(DID)이나 가상 환경에서의 기술 검증(PoC)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KB국민은행은 디지털채권 발행으로 블록체인 기술 위에서 실제 자금이 오가는 조달을 마무리한 만큼 첫 온체인 실전 거래를 마친 모습이다.
국내 은행권의 온체인 금융이 진짜 돈이 움직이는 실전 무대로 진입한 것으로, 금융권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디지털채권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스위스와 홍콩, 중동 등 글로벌 금융 허브의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발행물이 등장하고 있다.
그만큼 KB국민은행의 이번 발행은 국내 시중은행도 선제적인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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