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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원대에 사놓길 잘했다"…고환율 속 웃는 수입업체도

2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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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계속

(영종도=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미국 금리인상 전망과 미·이란 종전 불확실성 속에 고환율이 지속되는 가운데 9일 인천국제공항 내 은행 환전소에 실시간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2026.6.9 hwayoung7@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500원대 수준을 지속하면서 수입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일부 업체에서는 오히려 환차익을 봤다는 얘기가 나와 주목된다.

환율이 낮았던 시기에 달러를 미리 확보해뒀거나, 선물환 등을 통해 결제환율을 관리해둔 경우 현재 고환율이 단기적으로는 이익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최근 수입업체들 사이에서는 고환율 충격을 둘러싼 온도 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2021년부터 레벨을 조금씩 높여왔다. 지난 2021년 1월 4일 1,080.30원에 저점을 기록했던 달러-원은 이달 8일 1,555.20원까지 급등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오르면서 오히려 이득을 봤다"며 "우리 하우스는 예전에 달러를 1,300원대에 많이 비축해 놓아서 현재 환율 기준으로는 환차익이 났다. 당시 매수를 잘했다"고 귀띔했다.

통상 수입업체는 해외에서 원자재나 제품을 들여올 때 달러로 결제하는 만큼 달러-원 환율 상승 시 원화 기준 매입원가가 늘어난다.

예컨대 100만달러어치 물량을 수입한다면, 환율이 1,300원일 때는 13억원이 필요하지만 환율이 1,500원으로 오르면 같은 물량을 들여오는 데 15억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환율이 낮았던 시기에 달러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업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환율이 1,300원일 때 100만달러를 확보한 업체는 당시 13억원을 들였지만, 환율이 1,500원으로 오르면 보유 달러의 원화 환산가치는 15억원으로 불어난다.

실제 결제 시점에도 1,500원대 환율로 달러를 새로 매수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환율 상승분만큼 비용을 줄이거나 환산 이익이 발생하는 효과가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 같은 환차익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저환율 때 확보한 달러가 있다면 지금 1,500원대 환율로 달러를 새로 매수하지 않아도 되는 효과가 있다"며 "수입업체 입장에서는 당장 결제에 필요한 원화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소 수입업체일수록 환율 변동을 단순한 비용 변수로만 보지 않고, 달러 보유나 결제 시점 조정 등을 통해 환차익을 노리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은 내부 환리스크 관리 기준에 따라 헤지 비율과 만기를 비교적 엄격하게 관리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보유 외화 규모나 결제 시점 조정을 통해 환율 흐름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선물시장에서도 고환율 국면 속 환율 하락 시점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8일 외환당국 개입 추정 물량이 유입되고, 국민연금이 선물환 매도를 개시하면서 달러-원 환율은 장중 1,555.20원에서 1,535.00원까지 밀렸다. 익일에는 1,533.00원에서 1,509.00원까지 급락했다.

선물사의 한 해외영업 담당자는 "지난 8일 달러-원 환율이 급락하자 결제 주문이 쏟아지면서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며 "수입업체들은 환율이 급락하면 이를 즉시 결제환율을 낮출 기회로 활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레벨에서 헤지에 들어갔는지에 따라 업체별 손익이 크게 갈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참가자들은 이 같은 환차익 효과가 구조적인 이익이라기보다는 단기 사례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수입업체 특성상 고환율은 원화 기준 매입원가를 높이는 요인이다. 과거 낮은 환율에 확보한 달러나 헤지 물량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환율 상승이 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해당 물량이 소진된 이후 신규 수입분에는 높아진 환율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결국 고환율 장기화의 부담은 시차를 두고 납품가와 판매가격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 저환율에 확보한 달러나 헤지 물량이 일부 업체의 단기 완충 장치가 될 수는 있지만, 신규 수입분부터는 높아진 환율이 원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관건은 원가 상승분을 얼마나 빠르게 납품가나 판매가격에 반영할 수 있느냐다.

수요가 부진하거나 거래처와의 단가 조정이 지연될 경우 업체가 일정 기간 비용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가격 협상력이 있는 업체라면 시차를 두고 환율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여지가 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당해에는 수입업체에 고환율 부담이 있겠지만, 이후에는 납품가나 판매가격에 환율 상승분을 태우는 방식으로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jykim2@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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