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중국과 홍콩 투자자들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에 직접 참여할 기회를 얻지 못하자 우회 투자 방법을 찾아 나섰다. 스페이스X를 둘러싼 열풍이 현지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회를 놓칠까 두려워하는 심리인 '포모'(FOMO)를 촉발했다고 보인다.
10일(현지시간)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규제 및 컴플라이언스(법규 준수) 등 문제를 이유로 중국과 홍콩 투자자들의 IPO 참여를 금지했다.
스페이스X의 이번 조치는 중국 당국의 해외시장 접근 제한 추세와 맞물려 있다. 중국은 지난달 무허가 국경 간 증권 서비스에 대한 2년간의 단속에 착수했고 이에 따라 푸투홀딩스와 타이거브로커스, 롱브리지 등 플랫폼들은 중국 이용자들의 신규계좌 개설과 예금을 대폭 축소했다.
수년간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계좌를 통해 미국 주식을 거래해 온 중국 개인투자자인 왕시는 스페이스X 물량을 배정받기를 희망했지만, 해당 플랫폼이 스페이스X IPO에 대한 접근을 영국 거주 적격 고객으로 제한하자 "상장된 후에나 살 수 있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플랫폼들은 역외 중국·홍콩 고객 유치에 나섰다. 푸투는 이달 신규 가입자에게 최대 1천600홍콩달러(약 31만2천원) 상당의 스페이스X 주식을 제공하는 캠페인을 시작했고, 타이거는 신규 계좌 개설 고객에게 188홍콩달러(약 3만7천원) 상당의 소수점 주식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중국 현지 투자자들은 본토나 홍콩에 상장된 우주 관련 종목들로 시선을 돌려 간접 투자에 나선 양상이다.
금융데이터 제공업체 상하이 DZH가 집계한 중국 상업 우주 부문 지수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7.5% 상승했다.
또 다른 중국 개인투자자인 에릭 류는 스페이스X IPO와 중국의 우주산업 정책 지원에 베팅하며 올해 초부터 자국 상업 우주 부문 뮤추얼펀드 비중을 늘렸다. 해당 펀드 보유 종목에는 중국항공우주과학기술공사(CASC)의 상장 자회사 3곳이 포함돼 있다.
류는 "만약 스페이스X 상장 후 주가가 급등한다면 그 상승세가 A주에도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국유 대기업들 외에도 스페이스X 생태계와 테마상 연관성을 가진 부품 제조업체들에도 자금이 폭발적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달 말 사상 최고 주가를 경신한 무선주파수 부품업체 신웨이통신(SZS:300136)은 올해만 55.6% 급등하며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933억위안(약 21조251억원)으로 불어났다. 신웨이통신은 자체 공시에서 회사를 '북미 주요 고객사'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중국 증권사 보고서들은 신웨이통신을 스타링크 지상 단말기 공급업체로 소개하고 있다.
오랜 기간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에 부품을 공급해 온 유리제품 및 전자제품 조립업체 란시테크(SZS:300433)는 '북미의 주요 장기 고객사에 위성 지상 수신기 부품을 출하했다'고 공개한 이후 대체 투자 종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스페이스X에 로켓 엔진 핵심 소재를 공급한다는 소문이 돌았던 시부금속(SZS:002149) 주가도 지난달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분석가들은 스페이스X 상장이 중국 상업 우주 부문의 촉매제이자 기준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화위안증권의 리훙타오 애널리스트는 "스페이스X의 공식 상장 일정과 확정된 공모가는 기업가치가 시장 기대치와 크게 동떨어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며 "이는 중국 상업 우주산업 공급망의 가치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사진 제공
mjlee@yna.co.kr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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