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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피서 신용대출 5조 폭증…가계부채 관리 '복병' 되나

2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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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열기에 5년 전 데자뷰…인플레·금리 상승 등 기름 부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기대를 뛰어넘은 증시 호황 탓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 등을 활용한 '빚투' 열기에 주택담보대출 관리 뿐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신용대출이 복병으로 떠올랐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편승했던 주담대 규제와 달리 주식시장에 투자하기 위한 자금은 목적을 파악하기도, 제한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명분도 모호하기 때문이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 9조3천억원 가운데 5조3천억원은 기타대출에서 나왔다. 이는 주담대 증가분(4조원)을 앞지를 뿐 아니라 , 지난 2021년 7월 7조9천억원 증가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금융당국은 이번 기타대출 증가 원인으로 증시 호황에 따른 '빚투'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등 한도 대출은 지난달 2조6천억원 늘어나면서 은행권 기타대출 증가 규모 3조7천억원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달 코스피가 처음으로 '팔천피'의 영역에 도달하면서 주식 투자 열풍이 일었고, 마이너스 통장까지 끌어나 주식시장에 투자하면서 가계대출이 늘었다는 것이다.

기타대출이 크게 늘었던 지난 2021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주식시장 붕괴 이후, 유동성 장세가 더해지면서 2021년 1월 첫 '삼천피'에 도달했고, 같은 해 6월 장중 3,316.08까지 오르면서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2021년 7월 이전에도 같은 해 4월 대형 공모주 청약에 따라 기타 대출이 20조2천억원 폭증했고, 직후 자금 상환에 따라 5월 6조3천억원 감소하는 등 시장 환경에 따라 대출 증감 폭이 크게 움직이기도 했다.

이후 가계대출 증가 폭이 꺾이면서 2022년에는 기타대출이 감소하기도 했으나 이는 외적인 영향이 더 컸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르기 시작했고, 2022년 말 채권시장 경색으로 금리가 정점을 찍으며 차주 부담이 큰 시기이기도 했다. 그에 따라 차주들은 상여금 등 잉여 자금으로 대출을 갚기 시작한 셈이다.

2021년 6월 코스피가 최고점 이후 하락세를 보인 것도 같은 흐름이었다.

현재 상황도 과거와 유사하다.

증시 고점 불안과 더불어 스페이스X로 대표되는 글로벌 대형 공모주 상장,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가 압력, 국내외 시장금리 상승 등 불안 요인이 산재한 상태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주식시장 하락으로 투자자들이 빚투를 줄인다면 기타대출이 줄어 가계대출 관리가 가능하겠으나, 이 역시 금융당국을 포함한 정부가 바라는 시나리오는 아니다.

일단 은행권이 자율 조치라는 이름으로 고연봉자의 신규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고 중도상환수수료를 없애 상환을 유도하는 등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금융당국도 대출 관리목표를 준수하지 못한 은행을 불러 매주 점검하면서 시장에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다만, 효과는 매우 일시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주담대는 주택 구입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고, 자금조달계획서 작성 및 실물 구입으로 자금 관리와 사용처 파악이 분명하다.

반면 마이너스 통장을 비롯한 한도대출과 신용대출은 사용처에 대한 제약이 없다. 투자 목적인지 필요한 곳에 써야 하는 실수요 자금인지 파악할 수 없다.

또한 이미 한도를 받아 마통을 뚫어놓은 상태라면 이를 줄이기도 어렵다. 더욱이 고객 이용 경험과 관련해서 특정 은행이 마통 한도를 제한해버리면 타 은행에서 경쟁적으로 고객을 유치할 가능성이 있다.

한도 대출 외에도 보험계약대출이나 예금담보대출 등 이미 재원이 마련된 대출을 끌어다 쓰는 것은 막을 명분도 부족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받아 투자활동을 하는 경우 수익이 난다고 생각하면 여기저기서 끌어올 수 있다"며 "숨은 신용 출처를 다 관리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담대는 안정화했지만, 주식시장 영향에 따라 기타대출로 가계대출이 늘어난 만큼 철저하게 관리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0년 이후 코스피 추이

출처: 인포맥스

sylee3@yna.co.kr

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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