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부담 낮추고 태양광·반도체 소재 투자 재시동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한화솔루션[009830]이 1조7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확정하면서 재무 부담 완화와 성장 투자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초 시장의 우려를 키웠던 대규모 증자는 세 차례 정정을 거치며 규모가 축소됐고, 금융감독원 심사를 통과하면서 일단 최대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자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향후 주가는 태양광 사업의 회복 속도와 반도체 소재 사업의 수익성 개선 여부에 따라 방향성이 갈릴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는 전날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회사는 보통주 5천600만주를 새로 발행해 약 1조7천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구주주 청약은 다음 달 22~23일 진행되며, 신주는 8월 11일 상장될 예정이다.
조달 자금은 시설 투자와 차입금 상환에 나눠 투입된다. 시설자금에는 9천억원, 채무상환자금에는 8천억원이 배정됐다. 단순히 빚을 줄이는 차원을 넘어 태양광 기술 고도화와 신성장 사업 투자 재원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증자를 두고 단기적으로 주주가치 희석 부담은 불가피하지만,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 여력 확보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태양광 업황 부진과 높은 차입 부담이 주가를 눌러온 만큼 증자 절차가 확정된 것은 불확실성 해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관건은 본업의 반등이다. 한화솔루션의 핵심 축인 태양광 사업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 압박을 받아왔다. 그러나 회사는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탠덤 셀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한화솔루션의 강점으로 N타입 탑콘(TOPCon) 투자와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전환의 연계성을 꼽았다. 탠덤 셀은 기존 실리콘 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흡수층을 적층하는 구조인 만큼, 한화솔루션이 현재 증설 중인 N타입 TOPCon 라인은 고효율 모듈 매출을 만들면서 향후 탠덤 하부 셀 플랫폼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도 강점으로 제시됐다. IBK투자증권은 머스크 생태계의 태양광 제조 구상이 한화솔루션의 지상 유틸리티·상업용·지붕형 프리미엄 시장과 직접 충돌하기보다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팹 확장에 따른 미국 전력 수요 증가를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소재·장비·공정 내재화도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을 피할 수 있는 방어막으로 꼽혔다. IBK투자증권은 한화솔루션이 핵심 공정 설비와 소재·공정 기술을 내부화하고 있다는 점이 중국 원가 추격이 작동하기 어려운 기술적 해자라고 진단했다.
키움증권도 실적 회복을 낙관했다.
조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수년간 실적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의 모듈 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하반기부터 미국 카터스빌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판매량 성장과 AMPC 규모 확대가 동반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등을 낙관하기에는 리스크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변수는 미국 정책이다. 태양광 사업은 미국 투자세액공제(ITC)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등 정책 지원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향후 미국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보조금 규모가 줄거나 지원 조건이 바뀔 경우 수익성 전망이 흔들릴 수 있다.
원재료 가격 변동성도 부담이다. 실리콘 등 원료 가격은 태양광 원가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탠덤 셀 상용화가 단위당 실리콘 사용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기술 전환이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올해 발생할 차입성 채무도 부담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한화솔루션의 이자발생 차입성 채무는 18조9천억원으로 추정되며, 이중 올해와 내년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은 각각 1조6천억원, 1조8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의 일부를 채무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자산 매각 등을 포함해 이는 올해와 내년 만기 도래하는 3조4천억원 규모의 재무 부담을 일부 줄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한화솔루션의 주가 반등 여부는 유상증자 자체보다 증자 이후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
증자 고비를 넘긴 한화솔루션은 재무 안정성과 성장 투자라는 최소한의 발판은 마련한 셈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2027년 이후 태양광 기술 전환과 반도체 소재 성장성이 실제 실적 반등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에 쏠릴 전망이다.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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