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일본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당국의 추가 엔화 매수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12일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전일 달러-엔 환율은 장중 160.50엔대까지 상승했다. 이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지난 4월 말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서기 직전 기록했던 160.72엔에 근접한 수준이다.
해당 수준을 돌파할 경우 달러-엔 환율은 2024년 7월 이후 약 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달러 강세의 배경으로 중동 정세 악화와 미국 통화정책 전망을 꼽고 있다.
미군은 지난 10일 이란 내 복수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란 측이 대응 조치에 나서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됐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달러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미국의 물가 지표도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하며 202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에는 부합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완화 기대를 더욱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해석됐다.
고용시장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면서 시장은 금리 인하보다 추가 긴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70% 수준까지 반영되고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물가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BOJ의 대응 속도에 대한 의구심이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BOJ가 발표한 5월 기업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5.5%를 웃돌았다. 상승률은 2023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경우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대가 통화 강세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은 BOJ가 인플레이션에 비해 금리 정상화 속도를 충분히 높이지 못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BOJ는 오는 15~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75%에서 1.00%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 자체보다 향후 추가 인상 경로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미쓰비시UFJ은행의 이노 뎃페이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BOJ가 시장 기대보다 강한 긴축 신호를 주지 못할 경우 엔화 약세가 재차 심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국채 매입 축소 정책에 대한 중간 평가도 이뤄질 예정이다.
BOJ는 분기별로 진행해 온 국채 매입 감축을 2027년 4월 종료하고 이후 월 2조1천억엔 규모의 매입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BOJ가 장기금리 상승세 속에서 국채 매입 유지 필요성을 어떻게 설명할지 주목하고 있다.
후쿠오카파이낸셜그룹의 사사키 도루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국채시장 안정을 이유로 감축 중단이 강조될 경우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이나 사실상의 재정 지원이라는 우려가 부각되면서 엔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발표되는 16~17일 이후가 개입 시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필요할 경우 단호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환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화면 번호 6416)]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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