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쿠팡 주가 14% 급등…"불확실성 해소·미 증시 영향 반영"
2분기 적자 불가피할듯…투자 확대 계획에도 빨간불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지난 2023년에 '만년 적자' 꼬리표를 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로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받으며 다시금 적자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 수준에 달하는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되면서 2분기 적자가 사실상 불가피해졌고, 로켓배송 등 중장기 투자 계획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간밤 쿠팡 주가는 오히려 큰 폭으로 올랐다. 이례적인 과징금 규모에도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미국 증시 호조까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됐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캡처]
12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쿠팡 주가는 전일 대비 14.09% 오른 17.25달러에 장을 마쳤다. 작년 말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꾸준히 내리막을 걷던 주가는 연초 이후 전날까지 35% 이상 급락한 상태였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전날 쿠팡이 인증 서명키 관리 및 접근 통제를 소홀히 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관리 체계가 미흡해 약 3천755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결론짓고, 6천247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례적인 과징금 규모에도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과징금의 경우 금액은 컸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불확실성 해소를 가장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종전 이야기가 나오면서 미국 증시가 강하게 오르자 두 가지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사실상 합의했고, 서명만 남았다고 발언하면서 간밤 미국 증시는 급등했다.
법정 최대치로 예상됐던 1조 원에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과징금이 결정되면서 시장 심리를 다소 안정시켰다는 시각도 나온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쿠팡, '만년 적자' 타이틀 다시 쓰나
이번 과징금은 쿠팡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징금 규모가 쿠팡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천790억원)에 맞먹기 때문이다.
정부 과징금은 부과가 결정된 분기 실적에 손실로 즉시 반영되는 만큼, 쿠팡은 2분기에도 영업적자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쿠팡은 1분기에도 이미 3천54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개인정보 유출 여파로 소비자 신뢰가 흔들린 가운데 1조7천억 원 규모의 피해 보상안을 마련했고, 기대에 못 미친 매출 성장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겹치면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1분기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는 시장 컨센서스를 80% 밑돌았고,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매출 성장률도 지난해 3분기 18%에서 4분기 12%, 올해 1분기 5%로 가파르게 꺾였다.
여기에 6천억 원대 과징금까지 더해지면서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쿠팡은 2014년 국내 로켓배송 서비스 시작 이후 이른바 '계획된 적자'를 택했다. 2023년까지 6조 원 이상을 투자했고, 수년간의 출혈을 감내한 끝에 쿠팡은 2023년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연간 흑자 기조를 이어왔다.
쿠팡은 여기에 더해 2024년부터 올해까지 추가 3조 원을 들여 내년 '전국민 로켓배송'을 위한 물류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대만 성장사업과 관련해서도 장기적인 투자를 진행 중인 만큼 구조적인 비용 부담이 이미 상당한 상황이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대만 고객에게 로켓배송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아직 초기 단계"라면서 "기반을 다지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향후 수년간 사업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다만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높은 과징금이 부과된 만큼 (쿠팡이) 새로운 사업이나 투자를 확대하기엔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개보위에 따르면 전날까지 분쟁조정 신청은 약 2천578명이 신청했으며, 조사가 이뤄지면서 중단됐던 분쟁조정 절차를 재개한다. 향후 보상 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쿠팡, 2분기 실적 반등 기대했는데…"법적 절차로 사실관계 규명"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쿠팡은 올해 2분기부터의 실적 반등 기대감을 드러냈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개인정보 사고 영향이 올해 1분기 온전히 반영돼 2분기 매출성장률 9~10% 성장을 제시했다. 김 의장도 와우 회원 가입 및 이탈률이 사고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고,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 성장률은 1월 최저점을 기록한 뒤 2~3월에 개선 속도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유출 규모와 다르게 실질적인 2차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고, 개인정보 회수 노력에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고 알려졌다. 쿠팡은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 규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개보위 제재 의결 이후 "개인정보 보호 프레임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새로운 의지로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다만 작년 데이터 유출 사태와 관련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와 명확한 사실관계에 근거한 설명이 개인정보위원회의 결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정보위원회로부터 공식 의결서를 수령한 후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규명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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