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이 매크로 이벤트 경계에도 활황을 이어가고 있다.
북빌딩(수요예측)에서 넉넉한 수요를 확인한 것은 물론 유통물 대비 낮은 가산금리(스프레드) 형성을 지속하면서 강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발행이 순탄하기만 한 건 아니다. 활황 속에도 변동성이 고조되는 나날들이 갑작스레 등장하면서 발행 타이밍을 다소 미루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행히 시장의 회복탄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 심리가 빠르게 되살아나며 흥행 가도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원화채 금리 급등과 투자심리 위축으로 외화채 발행을 통한 유동성 확보와 조달 비용 이점이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최근 발행물 다수가 외화를 원화로 바꿔 사용되는 물량이었다는 점에서 환율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달러채부터 이종통화까지…변동성 속 흥행세 꾸준
12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주에만 한국수력원자력(5억달러)과 신한카드(4억달러 포모사본드), 한국주택금융공사(5억파운드 커버드본드)는 공모 한국물 발행을 위한 북빌딩에 나섰다.
모두 같은 날인 지난 9일 투자자 모집에 나서 흥행을 거뒀다.
지난 주말 사이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경계감 등으로 시장이 출렁이면서 8일 북빌딩을 계획했던 발행사들이 하루를 더 지켜보기로 한 여파다.
주 중후반부에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를 앞뒀던 터라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우려해 발행물이 9일로 집중됐다.
세 발행사 모두 넉넉한 수요를 확인한 것은 물론 유통물보다 낮은 스프레드를 형성하면서 인기를 이어갔다.
아시아 발행시장에서도 같은 날 다수의 발행물이 등장해 호조를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한국물 시장은 올해도 역대 최저 스프레드를 잇달아 경신하는 등 활황을 지속하고 있다.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 탓에 시장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한국물은 올해도 전년 대비 늘어난 발행물을 모두 소화한 것은 물론 나날이 가격을 높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시장 민감도 또한 이전보다 덜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이벤트 발생 시 발행시장이 다시 열리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됐으나 최근에는 이번 주와 같이 하루 만에 분위기가 뒤바뀌는 듯한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한국물 관계자는 "유통시장에서의 스프레드 변화 또한 크지 않아 한때 시장 변동성이 드러나도 발행사 입장에선 기존에 타깃 했던 목표 스프레드 자체가 많이 바뀌지 않는 분위기"라며 "시장이 망가지고 진정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이벤트의 파급력이 전보단 제한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언제든 시장 변동성이 급부상할 수 있는 만큼 활황 속에서도 발행사들의 경계감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발행 타이밍에 대한 중요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달러 상방 제한할까…원화채 부담 속 매력 부각도
이번 주 발행물의 경우 외화 조달 물량을 원화로 스와프해 사용하는 자금들이었다는 점에서 최근 고조됐던 달러-원 환율 상승 부담을 완화하는 요소로도 일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선 세 발행사가 찍은 물량을 모두 더할 경우 원화 기준 2조원을 넘어섰다.
물론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절차가 CRS 거래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관련 파생 계약 물량이 현물환 시장에 풀려야 실제 유동성이 공급되는 측면이 있지만 국내로 대규모 외화 유입의 통로가 열린 것만으로도 환율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와프 시장 관계자는 "당시 국민연금 환 헤지, 금융당국의 검사 소식과 더불어 대규모 외화채 발행 소식 역시 환율 안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물 조달로 국내로 외화가 유입되는 건 환율에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다만 과거 대비 환율과 CRS 간 역의 상관관계가 옅어지고 있는 점은 발행사들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는 요소다.
CRS 시장 성장으로 유동성이 개선되면서 환율 상승 시 CRS 거래를 통한 스와프 비용 절감 효과는 전보다 약화했기 때문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과 환율 부담 속에서 원화 시장금리가 급등한 터라 3년 이하 구간을 중심으로 외화채 조달의 매력은 여전히 유효한 실정이다.
원화 민평 대비 낮은 금리로 조달이 가능한 데다 국내는 투자심리 위축으로 대규모 조달이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외화채 조달에 대한 발행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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